영종 국제학교 유치 사전설명회서 시의원과 주민들 간 말다툼
영종 출신 시의원, 욕설로 모욕감 받아 지역 주민 고소
인천경제청, 3필지 학교 부지 중 1필지 수익부지로 전환
개발사업자 우선 선정방식 추진… 시의원도 이 방식 동의
주민들, 제대로 된 명문 국제학교 위치 위해 학교 우선 선정방식 주장
최근 한 행사장에서 벌어진 인천시의회 의원과 지역 주민들 간의 언쟁이 고소까지 이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 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주최한 영종 ‘골든테라시티 국제학교 설립 운영법인 공모’와 관련한 사전설명회 행사장이 언쟁의 발원지가 된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이날 사전설명회에서 영종 국제학교 전체 예정 부지 중 3분의 1 정도를 수익부지로 추진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결국, 학교 우선 선정방식이 아닌 개발사업자 우선 선정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도 짙은 인천경제청의 속내 때문에 언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국제학교 유치 사업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사전설명회가 공개적으로 마련됐다. 교육 전문가를 비롯해 국제학교 관계자, 사업 추진 관계자, 시의원과 시민 등이 모여 국제학교 유치 취지와 추진 내용 등을 알리기 위해서다.
따라서 사전설명회 참석 관계자들은 명성이 있는 글로벌 국제학교를 유치하기 위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이날 사전설명회도 마찬가지다. 인천경제청의 정식 초청으로 참석한 한 지역주민은 사전설명회를 경청한 후 인천경제청 사업 추진 관계자에게 개방방식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 사이에 지역구 출신 시의원이 끼어 들어 개발사업자 우선 선정방식을 언급하면서 두 사람의 언쟁은 커져만 갔다.
결국 지역구 출신 시의원은 지역주민의 욕설로 모욕감을 받았다며 경찰에 고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문제는 인천경제청의 개발방식이었다. 인천경제청은 영종 내 국제학교 유치와 관련, 학교부지 3필지(2만9000여평) 중 2필지로 축소하고 1필지를 수익부지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 우선 선정방식과 개발사업자 우선 선정방식 중 참여학교의 의견을 취합해 최종 공모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전설명회에 참석한 10여개 국제학교 관계자들은 학교 우선 선정방식을 요구했다. 그런데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개발사업자를 우선 선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을 마무리해 사실상 개발사업자 우선 선정방식으로 정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게 했다. 참석 주민들은 만약 사실이라면 영종주민들과 참여한 국제학교 관계자를 우롱하고 기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법상 외국학교가 이익금을 못 가져가니 국내 개발업자들 통해서 학교를 건축해 주자는 논리가 그럴듯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많은 오류와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손해는 또한 고스란히 영종주민들 몫이라고 반발했다.
학교부지가 줄어들면, 골든테라시티는 기숙사 필수 지역임에도 기숙사 없는 송도 채드윅학교(2만2000평)보다 작아진다. 학교면적이 적으면 명문학교가 요구하는 각종 스포츠 시설 등과 기숙사를 배치하기 어렵다.
영종이 송도보다 작은 규모의 학교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전국적으로 23개 지역에서 국제학교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당장 국제학교는 명성과 시설 규모를 제대로 갖춰야 경쟁력에서 살아날 수 있다.
학교마다 운영 프로그램과 시설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학교부지가 적으면 명문학교들이 참여를 기피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인천경제청은 개발업자들이 개발이익으로 학교를 건축해 기부채납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개발사업자가 잉여 수익금으로 학교 건축비로 쓰겠다는 것이다. 이는 순수한 기부채납이 아니다. 건축비와 분양성에 변수가 생겨서 당초 계획보다 개발이익 적을 경우 작은 학교를 짓거나 저가에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먹튀 사고가 발생하거나, 학교건축사업에 업자들만 배불려줬다는 의혹에 시달릴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된다면, 인천경제청과 인천도시공사는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
인천도시공사는 학교부지 매매(임대) 계약 당사자로서 이번 사업에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인천경제청에서 발표한 개발사업 위주 공모 방식이 나온 배경도 인천도시공사에서 비롯됐다. 인천경제청은 인천도시공사가 국제학교 토지 사용 면적과 용도를 확정해 주는대로 공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천도시공사가 토지매매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지역개발을 견인해 갈 수 있는 국제학교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함에도 이를 방관하거나 뒷전에 물러나 있다.
영종 국제학교는 외국인 입학비율이 70%이다. 인근 아시아 국가에서 영종에 유학을 오려면 명성이 높아야 한다.주로 영국, 미국, 캐나다를 선호하는 아시아 학생들에게 국내에 있는 국제학교 수준으로는 한국으로의 ‘역유학’을 기대하기 어렵다.
외국인 투자유치에 가장 선결돼야 하는 요소는 교육 인프라이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가족 자녀들이 선호할만한 국제학교가 없으면 유치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영종 국제학교는 유정복 인천시장의 핵심공약이다. 개발사업자를 위한 건축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국제학교를 유치하는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지난해 5월 지방선거 후보시절 유정복 인천시장와 영종주민들간에 세계적인 명문 국제학교 유치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명성과 경쟁력 있는 국제학교를 선정하지 않는다면 인천시장과 영종주민들과의 약속은 무늬만 국제학교를 유치했다는 반발로 이어질 것이다.
지난 13일 인천경제청은 송도에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해로우 스쿨(Harrow School)’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송도는 국제학교를 우선 선정하면서 영종은 개발사업를 우선 선정하려는지 영종주민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송도는 현재 국제학교가 2곳이나 있는데도 추가로 국제학교와 협약하고 영종은 국제학교를 설립에 참여하겠다는 4~5개의 학교법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심사하지 않고 개발사업자를 먼저 선정하겠다고 한다. 이는 인천경제청의 편파적이고 이중적인 행태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가 직접 영종국제도시에 세계적인 명문학교가 유치될 수 있도록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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