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블링컨 방문 수용…‘해빙기’로 들어가자는 것”
미중, 핵심이익 언급하겠지만 “치고받을 상황 아냐”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은 19일 미중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한국은) 가치외교를 한다고 혼자 맨 앞에 나갔는데 강대국들은 뒤에서 해빙기를 맞이할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의 대중정책에 대해 우려했다.
최 전 차관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의 5년 만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최소한 동맹인 미국과는 맞출 필요가 있지만, 다른 나라들은 지리적으로 멀리 있어서 자유롭울 수 있어도 우리는 너무 가깝게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블링컨 장관은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 국빈관 12호각에서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대면 회담을 했다. 두 장관이 외교부 장관직을 맡게 된 후 대면 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난 2월 정찰풍선 사태로 취소됐던 일정이 4개월 만에 다시 이뤄진 것이다.
미중 외교장관 회담 장소인 조어대 국빈관 12호각에 대해 최 차관은 “12호각은 가장 좋은 건물로, 이것저것 갖출 것은 다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블링컨 장관이) 오늘 왕이 위원을 만난 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최 전 차관은 ‘경쟁할 것은 경쟁하되 가드레일을 설치하겠다’는 이번 회담 의의에 대한 양측의 발표에 대해 “끝까지 가는 상황은 막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미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을 예고하면서도 양국 간 경쟁이 충돌로 비화되지 않아야 하고, 이를 위해 양국 간 소통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차관은 지난해 12월부터 비어있던 주미 중국대사가 5개월만에 부임한 점, 지난 5월 양국 외교안보 사령탑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난 점,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해 양타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 사장과 회담한 점을 언급했다.
최 전 차관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달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CIA 국장이 중국에 들어간 것”이라며 “정보 당국끼리는 하지 않는 말이 있어도 거짓말은 안하고, 정보를 공유하거나 혹은 소위 ‘탑리더’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전달하는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 관계를 공식화하기 위해서 상호 외교 당국 간 회담을 한 것”이라고 흐름을 짚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수용했다는 것은 외교 당국 간 관계를 관리하자고 하는 것”이라며 “미국식 표현을 빌자면 ‘해빙기’로 들어가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미중관계에 대해 “아주 조만간 해빙되기 시작하는 것을 볼 것”이라고 밝혔었다.
미중 간 ‘가드레일’ 설정을 위해 중국은 대만 문제 관련, 미국은 인권 문제에 대해 ‘핵심이익’을 언급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양강이 ‘관리모드’로 갈 것으로 전망하며 “치거니 받거니 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 전 차관은 “반도체, 전기차 첨단제품을 제외한 미중 간 경제 관계는 매우 밀접하기 때문에 그건 그대로 유지하고, 국제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 등 여러 문제는 그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덩치가 큰 국가, 즉 패권국인 미국과 부상한 국가인 중국은 태세전환을 언제든지 할 수 있다”며 “이들은 경쟁하는 국가이지만 여러 부분에서 많은 것을 공유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전 차관은 정부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북한 당국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우리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정말 잘못한 것이지만, 지금 취한 조치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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