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속이기 위해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로 통용되는 소위 ‘다크 패턴(dark pattern)’ 규제 움직임이 활발하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중반부터 지금까지 전자상거래법, 개인정보보호법과 관련한 총 4건의 개정법률안이 제안됐다.

사실 개정안의 입법 취지는 충분히 공감이 간다.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상계(商計)를 넘어 얕은꾀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온라인사업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이들에게 경각심과 억지력을 제공하는 한편 선량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감소시킬 필요성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다크 패턴과 관련한 최근의 입법 시도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법률용어로 등장하는 ‘다크 패턴’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의 개념 활용에 대해 아직 사회적 합의가 부족해 보인다. 불완전하고 불확실한 개념을 법률용어로 활용하는 것은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향후 법률 해석과 적용 과정에서 판단 기준을 모호하게 할 소지가 크다. 법률용어의 모호성은 행위규범으로의 의미를 퇴색하게 해 수범자인 국민과 기업의 불안과 불신을 높일 수 있다.

다음으로 현재 논의되는 다크 패턴의 유형과 범주가 너무나 다양하고 가변적이다. 현실적으로 다크 패턴에 해당하는 사업자들의 기만적(deceptive) 행위와 정상적인 마케팅행위를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들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구매 결정에 사업자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부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다크 패턴을 규정해내는 작업은 매우 논쟁적이며, 개별 사안이나 유형마다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비일비재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다크 패턴의 유형과 범주를 뭉뚱그려 모호하게 규정한다면 규제의 과잉성과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 사업자들의 마케팅활동이 현재보다 위축될 것임은 자명하다. 또 이로 인한 소비자 효용 감소, 관련 산업의 전반적인 위축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결과다.

끝으로 현재 ‘다크 패턴’으로 논의되는 기만적 행위 유형의 대다수는 기존 전자상거래법, 표시광고법, 공정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충분히 규율이 가능해 보인다. 예컨대 전자상거래법은 사업자의 거짓·과장·기만적 행위 금지(제21조), 거래 단계별 소비자 보호를 위한 소비자 의사결정 확인(제7~8조, 제13~14조),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제8조, 제11조, 제21조) 등을 이미 폭넓게 규율하고 있다. 따라서 다크 패턴과 관련한 규제가 이미 많이 존재하므로 기존 규제를 충분히 잘 활용하는 방안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추가적인 입법 시도가 수범자들에게 중복 규제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업자, 특히 인터넷공간에서 자행되는 다크 패턴의 행위 유형과 그 대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더욱 커질 필요가 있다. 다만 사업자의 인터페이스 설계와 이들의 전략행위 중 무엇이 다크 패턴에 해당하고 이를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이며 이러한 행위를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 막아 소비자를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은 조금 더 숙의가 필요해 보인다. 더불어 다크 패턴의 주요 유형에 관한 기존 법률들의 규율 사항을 정확히 확인하고 평가한 다음 필요한 경우에만 새로운 규제와 추가 입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모호한 규제를 빠르게 도입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곽규태 순천향대 글로벌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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