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전선 13일 한반도 북상

전국 지루한 비

게릴라성 폭우로 전국 피해 속출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린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차도 배수로를 따라 흘러내린 물이 인근 도로로 흘러내리고 있다. [연합]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린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차도 배수로를 따라 흘러내린 물이 인근 도로로 흘러내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월요일부터 시작된 요란한 비가 전국 곳곳에 피해를 입힌 가운데 오는 13일부터는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 중국 산둥반도에서 올라오는 정체전선이 우리나라에 자리 잡고 전국에 많은 비를 내릴 전망이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전국에 집중호우를 뿌린 기압골의 영향이 약화하면서 이날 비는 다소 소강된 모습을 보이겠다. 기압골이 남하하는 남부 지방에는 이날도 비가 내리고, 지형의 영향을 받아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강수가 예고됐다. 이틀 동안 우리나라는 전국이 흐린 가운데 좁은 지역에 순식간에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졌다. 기압골 영향으로 전국에 강수 조건이 형성된 가운데 한반도 서쪽 티베트 고기압 상층의 건조한 공기가 하강하며 특정 지역에 순간적으로 ‘물폭탄’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기압골은 상대적으로 기압이 낮은 곳으로 상승기류가 형성돼 비가 내리기 쉽다.

13~14일에도 비가 내리지만 강수 구조는 바뀐다. 정체전선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정체전선은 성질이 다른 2개의 공기 덩어리(기단)가 부딪히는 경계에서 생기는 비구름대다. 한반도 남쪽 습하고 따뜻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만나 정체 전선을 형성하겠다.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 한랭 고기압 사이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며 ‘물주머니’를 키우고 있다. 현재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 발달한 정체 전선이 13일 북한쪽으로 북상할 전망이다. 14일에는 정체전선이 남하하며 우리나라에 비를 뿌릴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한반도 주변 상황에 따라 강수 지역과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중국 텐진 근처 발해만 부근에 저기압이 강하게 발달할 경우 북한쪽에 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남쪽에는 비교적 비가 적게 내리게 된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강수량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특히 14일에는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좁은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데, 비구름대 이동이 정체될 경우 해당 지역에만 강수가 집중된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전망이다. 대부분 지역의 아침 최저 기온이 24~25도에 머무르며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 가능성도 제기된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상태를 가리킨다.

한편, 이틀간 집중 호우로 전국에 피해가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 34분께 부산 사상구 학장천 주변에서 68세 여성이 실종돼 소방과 경찰이 수색 중이다. 광주 북구 한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에서는 갑작스런 비에 우수관이 이탈해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다. 서울, 부산 등 4개 시도 10개 시군구서 33가구 52명이 일시 대피했다. 서울에서는 오후 한때 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 운행이 16분 동안 중단됐다.

서울 동작구, 영등포구, 구로구 일부 동에는 ‘극한호우’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가 처음으로 발송되기도 했다. 1시간에 50㎜와 3시간에 90㎜ 동시 충족 또는 1시간 강수량 72㎜ 이상일 경우에 발송된다.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앞으로 많은 비가 내려 침수 등 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아 대비가 필요할 때 발송된다. 지난 11일 수도권 일 최대 60분 강수량은 서울 동작구 76.5㎜, 구로 72.5㎜, 금천 70.5㎜였다. 남부지방에서는 해운대(부산) 75㎜, 부산진 54㎜, 광주 51.7㎜, 거문도(여수) 50㎜, 중부지방에서는 강원도 문막(원주) 69㎜를 기록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