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친일문화잔재 아카이브 포털 서비스 관계자 인터뷰
친일인물, 기념비, 건축물 등 디지털 형태로 보존
경기도청 “정확한 역사, 그 자체로 힘 있어”
“누구에게나 친일 잔재들 알 수 있도록 기록물 제공해야”
〈지워진 역사, 잊힌 유적-국내편〉 [3] 친일 문화 잔재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누구나 손쉽게 역사 기록에 접근하고, 이를 광범위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디지털 아카이브로 기록물을 관리해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서 판단은 기록을 열람하는 도민과 국민이 하는 것이다.”
20일 경기도청 문화종무과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 친일 인사들의 기념비와 건축물 등을 발굴하고 관리하는 작업의 의미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문화종무과는 문화정책계획 수립 등을 하는 부서다.
친일 문화 잔재는 서서히 잊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다. 그러나 이 같은 아픈 역사마저도 사라지지 않도록 기록하고,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공공의 역할이라는 게 경기도청 측의 설명이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국내 유일의 친일문화 잔재 아카이브 포털서비스로 2021년 운영중이다.
경기도는 ‘친일문화잔재 아카이브 포털서비스를 통해 친일문화잔재 아카이브를 디지털 형태로 가공해 보존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다는게 경기도청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역사학계를 비롯한 친일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용역을 통해 경기도 지역에서 남겨진 친일문화잔재에 대한 조사가 지난 2019년 10월 18일부터 2020년 4월 17일까지 이뤄졌다. 향후 친일청산의 길잡이로 활용하기 위한 밑거름이다.
단순히 친일 잔재의 기록물을 조사하고 수집하는 데에서 경기도 친일문화잔재 아카이브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 조사된 친일파의 유적을 디지털 아카이브로 가공해 저장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택했다.
친일 인물, 기념비, 건축물 등 카테고리 분류…누구나 검색 가능
포털 서비스에 기록된 친일 인물 목록, 기념비, 건축물 등은 카테고리로 분류돼 누구나 조회할 수 있다. 분류된 아카이브 자료는 ▷친일 인물 ▷친일 시설(기념비, 기념물, 건축물) ▷친일 교육잔재(교가, 교포) 등이다. 디지털 형태로 가공한 이 자료들은 홍보나 전시, 교육을 위한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는 게 도청 측 설명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청 관계자는 “‘경기도 친일문화잔재 조사·연구 용역’ 결과는 지면으로도 발간했으나, 누구나 손쉽게 접근해 이를 광범위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디지털 아카이브로 기록물을 관리해 공개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여기서 판단은 기록을 열람하는 도민과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사실 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영구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을 추진했을 당시 반대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아카이브 포털 서비스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경기도청 관계자는 “경기도의 친일문화잔재 조사는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추진한 사업”이라며 “기록과 정확한 기억은 그 자체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사업 의의를 강조했다.
이어 “현재도 많이 남아있는 일제 강점기의 흔적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우선 그 실태에 대한 조사와 기록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다만, 조사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실관계에 충실한 조사를 통해 이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록 아픈 상처라도 (국민들이)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 공공의 역할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기록되지 않고, 기억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역사 왜곡되는 일 없어야”
포털에 친일 문화 잔재를 기록하는 것 외에도 ‘오프라인 아카이빙’ 작업도 수행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지역 내 분포돼 있는 기념비나 건축물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안내판을 설치하는 작업도 수행했다. 실제로 경기도청은 친일문화잔재 조사를 통해 친일 인사들의 흔적이 남은 기념비와 공덕비 161개를 발굴할 수 있었다. 나아가 지난해까지 총 17개의 친일잔재 상징물에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청 관계자는 “‘친일 잔재들을 기록하고 기억한다’는 원칙 아래 (친일파에 내리는) ‘단죄’의 내용이 아닌 일제 강점기의 행적을 ‘안내’하는 내용으로 설치해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이라며 ”이를 접하면서 어떠한 감정과 반응을 갖는지는 국민들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사된 기념비나 건축물들 중 아직 안내판 설치가 어려운 경우가 훨씬 많다. 경기도청에 따르면 경기도 내 산재하는 기념비, 송덕비 161개 중 잔존여부를 알 수 없는 사례가 26개(16%)였고 비석 자체가 멸실되거나 매몰 처리돼 현장 확인이 어려운 사례가 40개(25%) 있다고 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친일 유적들이 멸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친일관련 주요 비석의 탁본과 번역 작업을 내년 상반기에는 완료할 예정”이라며 “기록되지 않고, 기억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역사가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청은 발굴한 문화잔재들의 의미를 번역하는 등 보다 정교하고 심층적으로 관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학계의 연고 동향으로 고려해 필요하면 추가 발굴 작업도 고려할 계획이다.
교육 콘텐츠 가공 등 OSMU 적극 활용
끝으로 경기도청은 현재 관리하고 있는 친일잔재문화 유적들의 존재를 교육 콘텐츠나 전시 등으로 가공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친일인물과 시설, 교육잔재에 대한 인식을 확산해 향후 관련 활동들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선 지원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하는 OSMU(one source multi-use)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완료되는 일제 잔재 기념물 탁본전시회 개최할 예정이고, 디지털 아카이빙 데이터와 경기문화재단 등 다른 누리집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워진 역사, 잊힌 유적]
헤럴드경제 〈지워진 역사, 잊힌 유적〉은 역사적 논쟁 속에 사라지는 한국 근현대사 유적을 조명하는 기획 시리즈입니다. 본 기획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기획 : 김빛나 기자
팀 구성원 : 김빛나·김영철·박지영·박혜원 기자
지원 :
〈독일편〉
[1] 뉘른베르크편
-인류역사의 수치를 공개하다
[2] 베를린편
-역사 전쟁없는 도시
〈국내편〉
[1] 근현대사 유적지도
[2] 당신이 모르는 6·25
[3] 잊힌 친일 문화 잔재
[4] 누구의 것도 아닌, 적산
[5] 남영동과 32개의 대공분실
yckim6452@heraldcorp.com
binna@heraldcorp.com
park.jiyeong@heraldcorp.com
klee@heraldcorp.com
![86세 사미자, “단어 잘 안 떠올라” 치매 일까?…치매와 건망증 차이는 [그들의 건강美학]](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8/news-p.v1.20260908.d06bc010b97e4720abe8ba08bd68428e_T1.jpg?type=h&h=240)
![‘중위소득 70%’에 발목 잡힌 기초연금 개편…소득 보장 실효성 낮고 재정부담 가중[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907.67992ac2e89a4eddbffab50b901154f7_T1.jpg?type=h&h=240)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