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8조 위안(1440조원) 돌파
-빚내서 빚 갚는 '재융자 채권'이 절반
-경제 회복 발목
[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재정난을 겪는 중국 지방정부들의 올해 발행 채권 규모가 150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상하이증권보가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중국 지방정부 채권 발행 규모는 8조6000억 위안(155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급증하며 역대 처음으로 8조 위안(약 1440조원)을 넘어섰다.
금융 전문가들은 지방정부 채권 발행 급증 이유로 만기 도래한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재융자 채권 발행을 꼽았다.
올해 1∼10월 발행된 지방정부 신규 발행 채권은 전체 발행 채권의 절반인 4조3000억 위안(약 774조원)이었고, 나머지 절반이 재융자 채권이었다.
지방정부 채권은 용도에 따라 재정 확충이나 인프라 건설 등 프로젝트 추진에 사용하는 신규 발행 채권과 만기 도래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재융자 채권으로 나뉜다.
다시 말해 올해 발행된 지방정부 채권 가운데 절반이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는 용도였던 셈이다.
특히 10월 한 달 새 '특별 재융자 채권' 발행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24개 성·시·자치구가 공개한 10월 한 달간 특별 재융자 채권 규모는 1조431억 위안(약 187조8000억원)에 달해 올해 발행된 총 재융자 채권의 24.3%를 차지했다.
나머지 7개 성·시·자치구까지 합칠 경우 특별 재융자채권 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재융자 채권이 만기 도래 채권 상환용인 것과 달리 특별 재융자 채권은 지방정부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등의 비채권 형태의 '숨겨진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지방정부들이 인프라 건설 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LGFV를 통해 끌어다 쓴 숨겨진 부채는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그 규모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혀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숨겨진 부채가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3%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고, 골드만삭스는 LGFV 부채를 포함한 중국 지방정부의 총부채 규모를 약 23조 달러(약 3경 원)라고 봤다.
중국 민성(民生)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원빈은 "특별 재융자 채권은 주로 LGFV의 고금리 채무 등을 상환하기 위해 발행됐다"며 "이들 업체의 자금 유동성을 강화하고, 투자 부채 위험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지방정부들의 특별 재융자 채권의 총규모가 2조 위안(약 36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지방정부들의 올해 발행 총채권 규모는 9조 위안(약 162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제 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와 주요 재원인 국유토지 매각 부진에 따라 재정난을 겪는 지방정부들의 채권 발행 증가는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으로,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당국은 부채가 과도한 지방정부들에 대한 투자 통제에 나섰다.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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