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상임위 예산 9조 증액요구
거야, 새만금·R&D등 일방 증액
예결특위 심사서 여야 충돌 전망
국회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내년도 예산안이 당초보다 9조원 늘어났다. ‘건전 재정’을 내세워 허리띠를 졸라 맨 정부와 달리,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정치권이 대거 증액을 요구하면서다. 특히 과반 이상 의석을 점한 거대 야당은 상임위 4곳에서 5조원 가까이 순증된 예산안을 여당 합의 없이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여야는 각 상임위에서 ‘예산 전쟁’을 벌이며 날을 세우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보여주기식’ ‘무용론’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상임위 17곳 중 행정안전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법제사법위 보건복지위 국토교통위 외교통일위 환경노동위 기획재정위 국방위 운영위 등 10곳은 내년도 예산안 예비심사를 완료했다. 상임위별 순증 규모는 복지위(3조7431억원) 농해수위(2조1277억원) 행안위(1조2241억원) 국토위(1조1885억원) 등이다. 이를 모두 합산하면 순증 규모는 8조6821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앞서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올해 대비 증가폭을 2.8%로 제한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 심사를 거치며 단 2주 만에 9조원에 달하는 금액 늘어난 것이다. 국회의 증액 요구를 감안하면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대비 증가율이 4%대로 뛰어오른 약 665조6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증액 요구의 절반 이상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각 상임위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행안위 농해수위 국토위 환노위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4개 상임위 증액분을 더하면 4조7166억원이다.
증액 사업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브랜드인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 예산은 행안위에서 7000억원 대폭 증액됐다. 정부는 2023년도에 이어 내년도 예산안에서 해당 사업 예산을 ‘0원’으로 책정했으나, 민주당은 지난해 3525억원을 신규 편성한 데 이어 올해도 대규모 증액했다. 국토위에서는 이 대표가 주장했던 ‘청년 패스(청년 3만원 교통비 지원)’ 예산도 새롭게 책정됐다. 당초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던 청년 3만원, 일반국민 5만원 등 교통비 지원 예산 2923억2000만원이 편성됐다.
올해 잼버리 사태로 비판받았던 새만금 관련 예산도 크게 늘어났다. 국토위에서는 새만금~전주 고속도로(857억1400만원), 새만금신항 인입철도(100억원), 새만금 신공항(514억4900만원 증액) 등 관련 SOC 사업 예산이 증액됐다. 새만금개발청의 경우 781억6100만원이 순증됐다. 정부안에 없던 새만금 산단 미래성장센터 건립(31억원), 새만금 문화관광활성화지원(23억원) 예산이 신규 반영됐고, 지역 간 연결도로 건설 예산도 602억8200만원 늘었다. 농해수위에서는 새만금 관련 사업 예산이 2902억원 늘어났다. 여기에는 새만금신항(1239억원), 새만금수목원(156억원) 건설 예산 증액이 담겼다.
내년도 예산안은 나머지 7개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치며 더욱 몸집을 부풀릴 전망이다.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주요 사업, 선심성 지역 예산이 마구잡이로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같은 예비심사를 놓고 ‘무용론’도 제기된다. 예비심사 증액 규모는 예산결산특별위 본심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예결위는 예비심사와 별개로 감액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감액 작업이 완료되면 그 결과물을 토대로 증액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한 예결위 관계자는 “(최종안은) 본심사에서 결정하는 게 맞고, 예비심사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회 관계자도 “예비심사 증액 요구는 사실상 ‘이만큼 노력했다’는 보여주기식에 가깝다”고 말했다.
김진·박상현 기자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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