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생 주축 ‘아시아 리더십 트렉’ 참가자들
새터민들과 脫北 이야기 등 나눠…“여러분들에게 희망 주고 싶어”
오는 27일까지 日ㆍ印 등 아시아 5개국 돌며 현장 경험 쌓을 예정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북한을 떠나올 때 두고 온 오빠는 지금도 살아 있을까? 그런 수많은 걱정이 계속 나를 괴롭혀 왔습니다.“ ”여러분들이 차마 말하기 힘든 고초를 겪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지난 2일 밤 서울 시내의 한 카페. 미국 등 국적도 제각각이고, 세계적 정책 대학원인 하버드대 케네디스클 등 소속도 다양한 ‘아시아 리더십 트렉(Asia Leadership TrekㆍALT) 2015’ 참가 학부ㆍ대학원생 44명과 새터민 10여 명이 마주 했다.
처음에 어색했던 이들 젊은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웃음과 눈물, 흥분과 감동이 섞인 2시간여의 만남이 끝난 뒤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마음을 터놓은 친구가 돼 있었다.
북한에 오빠를 둔 채 탈북했다는 김은선(가명ㆍ여) 씨가 이야기의 물꼬를 텄다. 김씨의 고향은 함경남도. 친할아버지가 월남해 북한 내부에서 출신 성분이 좋지 않았다는 김씨는 딸에게 밥을 굶기지 않기 위해 딸을 군인에게 팔아 넘기는 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어머니와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중국에서 3년 넘게 지내는 동안 수차례나 강제 북송의 위기를 넘긴 끝에 대한민국에 오게 됐다”면서 “대학원까지 마치고 잘 살고 있지만 혼자 남은 오빠가 혹시 정치범 수용소에서 강제 노동을 하고 있지 않을까 등의 걱정이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다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 진학,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멕시코 출신 라파엘 리베라 씨는 자신의 어려웠던 이야기를 꺼내며 김씨에게 희망을 줬다. 자신이 다녀온 페루 마추픽추 등의 모습을 소개한 리베라 씨는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고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미래를 볼 수 있어서 여행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리베라 씨는 “나도 멕시코시티 빈민가에서 고생하며 자랐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여러분을 보니 내가 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생겼다”며 “여러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숱한 이야기를 쏟아 내며 젊은이들은 국적을 초월해 하나가 됐다. 이들은 끝나고 서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앞서 ‘ALT’ 참가자 44명은 같은 날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에 들러 국제지역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박진 전 의원으로부터 ‘아시아의 리더십: 한국의 계획(Leadership in Asia: Strategy of Korea)’이란 강의를 들었다.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현지 선웨이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탄리진 씨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아시아에서 한국이 펴고 있는 상생 노력을 잘 알 수 있었던 강의”라고 평가했다.
학생들은 지난 1일 입국해 한국의 이모저모를 경험한 뒤 4일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하버드대의 케네디스쿨, 경영대학원, 교육대학원과 메사추세츠공대(MIT) 등 미국과 전 세계 다른 대학의 학부ㆍ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오는 27일까지 일본, 인도 등 아시아 5개국을 돌며 폭넓은 현장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올해로 다섯 번째인 ‘ALT’는 하버드대의 아시아센터와 케네디행정대학원 애쉬연구소가 공동 후원하고 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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