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가디언 “냉전기 무기통제조약 위반”보도 러 크루즈 미사일 개발에 美 보복위협 긴장감 세계 ‘핵무기 G2’ 위험스런 경쟁 재발도 우려

성탄절의 축제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지난해 12월26일 미국 군은 실험용 미사일 감시 장비 2대 중 1대를 워싱턴에서 가동했다. ‘제이렌스(JLENSㆍ지상요격 미사일방어망 감시 합동시스템)’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크루즈 미사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사전에 탐지해, 이를 무력화시키는 미사일 방어 장치다. 이 일이 있기 9개월 전 북아메리카항공우주방위군(Norad)의 찰스 자코비 사령관은 러시아의 잠수함 공격을 언급하며, 미국 국방부는 크루즈 미사일 대응에 “상당한 도전”을 맞고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이 사건을 비중있게 다루고 “미국은 러시아가 냉전 시대 무기 통제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보고, 23년만에 유럽에 크루즈 미사일을 재배치할 것 같다”며 “러시아의 새로운 크루즈 미사일 개발에 대한 미국의 보복 위협은 새로운 단계로 긴장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세계 양대 우월한 핵무기 사이에 위험스러운 경쟁이 다시 시작되려고 한다”면서 유럽 지역에서의 미국과 러시아의 핵 미사일 배치 가능성을 우려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서양을 순찰하는 러시아 잠수함은 보통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지만, 현재 이 미사일이 핵탄두 미사일인지는 확실치 않다.

미국과 러시아는 1991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잠수함에서 크루즈 미사일을 제거했으며, 이 협정은 2009년 만료됐다. 2010년 오바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에선 이와 관련한 제한을 두지 않았으며, 크루즈 미사일 보유 숫자에 관한 정보 교환 내용도 담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최근 러시아의 중거리 크루즈 미사일 훈련에 대해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NF는 1987년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한 핵무기 감축 협정으로 유럽 지역에서 미국과 러시아간 위험한 대치를 끝낸 조약이다.

러시아의 군사력 보강에 대한 우려는 작년 연말께부터 점차 커졌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여러 경로를 통해 공공연히 자국의 군사력을 자랑하며 서방을 자극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에는 “러시아는 나토가 놀랄 핵을 준비하고 있다”고 과시했다.

지난해 12월25일 러시아 군은 대량학살무기 공격 또는 국가의 존망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전통무기 공격의 경우에만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핵무기 관련 정책을 4년만에 변경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지난달 러시아는 아울러 핵미사일 훈련을 다시 도입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철도편으로 국내를 돌게 해 목표를 타격하기 어렵게 했다. 또 클럽케이(K)로 불리는 러시아제 크루즈 미사일에 대한 해외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로즈 고트뮐러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는 지난해 12월에 500~5500㎞ 내 미사일 배치 금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새 크루즈 미사일 ‘이스캔더케이(Iskandder-K)가 배치 준비 상태라고 보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미사일의 존재를 부인하며, 외려 미국이 INF 규약을 위반하려 든다며 맞서고 있다.

가디언은 “유럽에 크루즈 미사일을 재도입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걱정스러우며 분열을 초래할 일”이라면서 “미국 의회의 다수를 차지한 공화당이 러시아 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보다 강경한 대응을 밀어붙일 것이다”고 관측했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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