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 대해 연일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5일 ‘흑백을 전도하는 시정배의 너절한 추태는 역사의 심판을 면할 수 없다’는 제목의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민족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 역사의 시궁창에 처박힌 이명박 역도가 그 무슨 ‘회고록’을 통해 북남 비공개접촉과정을 왜곡하며 감히 우리를 헐뜯는 추태를 부렸다”고 지적했다.

조평통 대변인 담화는 특히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접촉 비사(秘史)를 공개한 것과 관련, “감히 북남 수뇌상봉 문제를 거들며 그 논의과정을 완전히 오도해 흑백을 전도한 것이야말로 철면피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그에 대해 일일이 까밝힐 수도 있지만 굳이 한마디 한다면 이명박 역도는 집권기간 통치위기가 격화될 때마다 출로를 찾아보려고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특사파견’이니, ‘정상회담’이니 하는 것을 구걸해왔으며 그때마다 큰 선심이라도 쓸 것처럼 놀아댔다”면서 “이 모든 사실의 전모를 밝힐 모든 증거들이 우리에게 다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남 비공개접촉과정을 왜곡하여 우리를 악랄하게 모독 중상한 이명박 역도의 이번 망동은 천하무례한 정치패륜아이며 너절한 시정배로서의 역도의 추악한 몰골을 다시금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조평통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정권에서의 남북관계에 대한 자신의 논리를 부각시키는 한편 박근혜 정부와의 남북대화를 염두에 두고 대남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담화는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발간 배경에 대해 “북남관계를 최악의 파국에 몰아넣은 책임을 모면하고 최근 고조되고 있는 북남관계 개선흐름에 찬물을 끼얹으며 제 놈이 저지른 만고죄악에 대한 규탄여론의 초점을 딴 데로 돌려보려는데 그 불순한 흉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특히 “우리는 검은 것도 희다고 철면피하게 우겨대는 이명박 역도와 같은 남조선의 무지막지한 자들과 앞으로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할 수 있겠는지 심각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 정부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내포했다.

담화는 끝으로 “이명박 역도는 ‘회고록’이 아니라 민족반역범죄를 반성하는 ‘죄행록’이나 쓰고 역사의 응당한 징벌을 받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남조선에서 벌어지는 사태를 예리하게 주시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전날에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단평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투성이’, ‘정치무능아’, ‘동네북’, ‘추물’ 등의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

노동신문이 논평이나 정론이 아닌 상대방을 비아냥거릴 때 주로 사용하는 단평 형식을 빌린 것 역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의도적으로 폄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