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는 몸의 자세나 근육의 형태, 제3자 눈으로 볼 때는 고의성 배제 못해

-극단적 비방전 오히려 毒될 수도

[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세탁기 파손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법정 다툼이 내달 13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진실의 내막이 서서히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LG전자가 공개한 ‘세탁기 파손 동영상’과 삼성에 대한 LG전자의 극단적인 비방전이 재판 결과와 여론전에서 LG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 비방전, LG에 毒=법원은 내달 13일 삼성전자 세탁기 고의파손 혐의로 기소된 조성진(59) LG전자 사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이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사건의 쟁점과 증거목록을 정리하는 절차로, 법원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의견을 수렴한 뒤 추후 공판 기일을 정하게 된다.

삼성과 LG의 세탁기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정해짐에 따라 두 회사의 법정공방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원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윤승은 부장판사) 합의부에 배당했다.

그러나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삼성측을 상대로 한 LG측의 비방전의 수위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검찰이 LG전자 조 사장을 재물손괴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한 다음날인 지난 16일 조 사장은 세탁기 파손 의심을 받고 있는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같은 날 조 사장의 아들(29)까지 문제가 된 삼성 세탁기를 비하한 사실까지 드러나 파장이 일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LG측이 공개한 세탁기 파손 동영상을 링크하면서 “크리스탈이라더니...삼성 세탁기는 진짜 유리세탁기인 듯...”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세탁기 파손으로 회사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선전전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라며 “여론이 오히려 LG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노영희 변호사는 “재판 시작에 앞서 벌어진 LG의 동영상 공개와 최근 일련의 과도한 선전전은 재판에는 중요한 변수가 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LG, 고의성 없었나=이번 사안의 쟁점은 LG전자가 ‘의도적으로’ 삼성의 세탁기를 파손했지의 여부다.

LG측은 조 사장의 행위에 대해 ‘어디까지나 통상적인 제품 테스트’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 변호사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정도의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 사장 본인의 명예나 회사의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집중적인 여론전을 펼치는 것으로 보이는 데 사안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것이어서 오히려 LG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법조계 주변에서도 LG에 불리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LG측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여러 차례 상대방의 제품을 눌러보는 장면이 나오는 데 단순한 제품 테스트로 볼 수 있는 지는 의문이 든다”며 “특히 세탁기를 누르는 조 사장의 몸의 자세나 근육의 형태를 볼 때 의도성이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조 사장) 본인은 손괴의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제3자나 법원의 시각으로 볼 때는 고의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고의가 아니었다면 LG는 여론 선전전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과로 풀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도 “애초에 두 회사가 합의로 해결했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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