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태 칼럼니스트
▲김효태 칼럼니스트

[헤럴드경제 시티팀 = 김효태 칼럼니스트]20일 금요일, 국민모임이 창당발기인 대회를 위한 홍보행사를 진행했다. 국민모임은 지난 몇 년간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며 끝없는 추락을 해왔던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을 대체할 대중적 진보정당을 기치로 모인 새로운 신당 모임이다. 특히, 지난 1월에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새정연 탈당 및 국민모임 합류로 인해 관심을 받았고 이후 지속적으로 신당 창당을 목표로 움직임을 가져왔었다.​당시, 필자는 국민모임의 잘못된 좌표선정에 큰 우려를 해왔다. 아니나 다를까 너무나 서두르고 있으며, 잘못된 좌표 선정으로 인해 일부에서 '종북 세력만 제외된 민노당 시즌2'라는 비아냥스러운 얘기까지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동영 전 장관의 합류로 일시적이나마 탄력을 받아서 신당 창당을 추진해 왔고, 얼마 전에는 이번 4.29 재보궐 선거에서 3개 지역에 후보를 모두 출마시켜서 새정연을 이기겠다고 선언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 국민모임은 어느 한 곳에도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동영 전 장관이 관악(을) 선거구에 출마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기도 하는 등 결과적으로 이번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큰 소리를 쳤던 국민모임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가 있다. 이러한 고민이 20일에 보여준 창당발기인 대회를 위한 홍보 퍼포먼스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후보를 한 명도 내지 못하는 결과에 대한 국민모임의 출구전략이라고 보여 진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국민모임 역시 기존 야권의 무능함과 성급함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지는 모르겠다.국민모임의 실수는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보여진다.첫째. 좌표 설정을 지나치게 이념 지향적으로 했다. 즉, 진보성향 강화와 진보모임으로 자신들을 스스로 함축적인 세력으로 설정해버렸고, 신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제대로 읽지를 못했다. 한마디로 여전히 '진보타령'만 하고 있었다.​국민들이 새정연에게 실망을 보냈던 점은 새정연이 진보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다. 즉, 이념 지향적 문제가 아니라 무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모임은 새정연보다 더 강한 색깔로 이념지향에 중점을 두었다. 이는 국민들의 기대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항이었다. 애초 국민들이 희망하는 신당의 지향 좌표는 이념이 아니라 실력과 희망, 기득권 탈피였는데 이를 전혀 읽지 못한 것이었다. 강한 진보성향 인사들을 위주로, 연일 진보성 강화와 관련된 메시지만 날려 보냈다. 국민 입장에서는 국민모임이 민노당이나 새정연과 달라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닌 말로 민노당, 통진당, 진보신당, 정의당 등 진보정당들의 실패가 대중적 진보정당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나? 그럼에도 국민모임은 진보정당들의 실패를 답습만 하고 있었다.둘째. 야권교체를 큰 목표로 내걸으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야권 내로만 함축시키는 또 다른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목표가 야권교체라는 말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매우 함축적인 표현이다. 한마디로, 야권 주류에서 쫓겨나와 다시 야권주류가 되고자하는 것밖에 더 되겠는가? 그럼 이런 세력이 야권의 헤게모니[Hegemonie]를 차지하면 지금의 새정연과 무엇이 차별화 되겠는지, 어떤 점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야권 내에서 자기들끼리 만의 힘겨루기와 주도권 잡기 외에는 기대할 것이 없다는 점이다. 정치권(야권) 그들 만에 권력다툼일 뿐으로 스스로를 전락시킨 것이다. 국민을 위한 신당이 아니라 자신들 권력을 위한 신당으로 보일 수 있는 위험한 모습이었다. 셋째. 너무 서두르고 있으며, 국민모임 자체도 새민련과 크게 다를 것 없이 포용력이 부족했다.이번 재보궐에서 새정연을 괴롭혀보고 싶은 마음은 알겠으나 충분한 준비가 부족했다. 그리고 새정연 이외에 신당 움직임이 있는 제반세력과의 협의 없이 자신들만 너무 앞서 나갔다. 그러다보니 일단 다른 세력보다도 먼저 신당 만들겠다고 선언만 하고 또한 재보궐에서 새정연을 이기겠다고 큰소리를 쳐놓기만 한 꼴이 되었다. 그리고 새정연이 아니고는 모두 자신들에 좌표대로 자신들 쪽으로만 합쳐야 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는 새정연이 그랬던 것과 하등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지난 몇 년간 새정연이 보여준 협소한 포용력은 국민들로부터 새정연이 받아야 할 지지의 폭도 좁혀주었다. 그런데 국민모임도 다소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누구는 우리 편 누가 반대하고 싫어해서 안 되고, 누구는 진보가 아니어서 안 되고, 누구는 무엇 때문에 안 되고 등 지난날 새정연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협소한 포용력을 보여주었다. 더군다나 새정연은 새로운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 이러한 부분을 탈피하려고 문 대표가 폭넓은 행보를 보이며 변화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는데(그런 행보가 성공적인지, 아닌지의 얘기는 차후의 문제이긴 하지만) 국민모임은 그러지를 못했다.결국, 지금 국민모임은 그나마 ‘민노당 시즌 2’도 되어 보지도 못하고 지리멸렬할 걱정을 하게 될 형편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제 와서 뒤늦게 '아래로부터', '국민이 먼저', '우리는 진보도 하고 중도도 한다' 등으로 메시지를 바꾸었으나 이미 쏟아낸 메시지들로 인해 국민들 인식에는 강한 진보성향이라는 점이 잡혀 버렸으며, 국민모임에 대한 포지셔닝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에게 한 번 잡혀진 콘셉은 바꾸기가 힘들다. 그런 만큼 포지셔닝은 애초에 매우 신중하게 설정하고 가장 적절한 지점에 선정하여야 한다. 국민모임은 너무 서두름과 잘못된 좌표 선정 등이 복합되었다. 어쩌면 다시 리셋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제발 정치권은 그들만의 시각에서만 보지 말고 국민들-유권자들의 시각에서 둘러보기를 바란다. 그러면, 정치권이 지금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괴리감을 주고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선거 기획과 실행'의 저자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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