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있는 고가 잡지 출간 무섭게 ‘완판’ 내용보다 고가 브랜드 사은품에 관심 일부선 웃돈 얹어 판매 ‘용돈벌이’
지난달 취업준비생 이모(27ㆍ여) 씨는 서점을 그야말로 ‘자기 집’처럼 드나들었다. 모 유명 해외 잡지가 4월호 부록으로 제공하는 미국의 한 유명 디자이너 지갑을 손에 넣기 위해서였다. 잡지 부록이라 하기엔 만듦새에 공들인 티가 나는 이 지갑을 갖기 위해 많은 여성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고, 이에 온라인 서점 등에선 잡지가 출간된지 하루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이 씨도 잡지 구매 대열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대신 온라인 중고물품 판매 커뮤니티에서 웃돈을 주고 샀다. 이 씨는 “돈을 더 주긴 했지만 그래도 원래 이 디자이너가 만들어 파는 지갑 가격을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불황에 잡지 부록만을 보고 잡지를 구매하는 ‘부록족’이 늘고 있다. 쉽사리 살 수 없는 고가의 브랜드 상품을 ‘꿩 대신 닭’처럼 잡지 부록으로나마 갖겠다는 젊은층이 대다수다. 일부 부록족들은 인기가 많은 부록을 웃돈까지 얹어 팔며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
실제 인기 있는 잡지 부록의 경우 일주일이 채 안 돼 온라인 서점은 물론 대형서점, 동네서점 가릴 것 없이 완판되기 일쑤다.
대학원생 권모(25ㆍ여) 씨는 “지인에게 이번달 모 잡지 부록이 괜찮단 얘기를 듣고 한 번 구입해볼까 했는데, 어디서도 부록을 구할 수가 없었다”고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그러다보니 해당 잡지와 부록이 발행일에 품절대란에 빠질 것을 우려해, 잡지가 발행되기도 전에 선금을 치르는 구매자들도 적잖다.
미리 서점에 돈을 지불해둔 뒤 잡지가 서점에 도착하면 부록과 함께 찾아가는 것이다. 반대로 잡지만 먼저 구매하고, 부록은 나중에 받아갈 때도 있다.
그럼에도 인기 부록이 제공되는 달에는 사전에 잡지를 사재기한 구매자가 부록만 따로 떼어 파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8500원이면 살 수 있는 잡지와 부록이, 잡지도 없이 부록만 두 배 가량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것이다. 특히 지방에는 부록이 가지 않고 잡지만 발간 되는 일이 적잖아, 지방 거주민들의 경우 울며겨자먹기로 온라인 중고물품 판매 커뮤니티를 이용해 부록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
서점 주인들도 잡지부록 대란이 일 때마다 고역이긴 마찬가지다.
서울 마포구의 한 서점 주인은 “인기 있는 부록이 나오는 날에는 전화에 방문에, 수시로 잡지 부록을 찾는 사람들로 죽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주인은 “일부 서점에서는 이런 현상을 노리고 부록을 제외한 잡지만 저렴하게 판매한 뒤 부록은 따로 팔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부록의 인기가 잡지의 인기를 능가하다보니 잡지사들도 또 다른 의미의 ‘부록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출판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성 잡지의 경우 특히 월별 부록에 따라 판매량에 변화가 크다”면서 “부록이 괜찮다는 얘기가 있으면 판매 부수가 평소의 두 배 이상 웃돌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혜림ㆍ양영경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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