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유저의 눈으로 본 메이플 스토리(MMORPG, 12세)
[헤럴드 분당판교]기존 한국게임에서는 ‘문학작품을 경험하는 수단’으로서의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 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역할수행게임)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마찬가지로 원작기반 MMORPG에서 원작을 체감하기란 힘들었다. 등장인물과 지명 정도만 반영되었기 때문이다.2010년대 들어 한국 게임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다. 해외유저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필요가 생긴 것이다. 이에 따라 MMORPG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양상이 보였다. 다만 아직 초기 상태이기에 스토리가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세 서양을 배경으로 선악 혹은 진영의 대립’이란 형식에 갇힌 것이다. '메이플 스토리(이하 메이플)'의 첫 번째 스핀오프작 ‘프렌즈 스토리(이하 프렌즈)’는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한걸음 진보한 스토리를 선보였다.
‘프렌즈’의 배경은 메이플 월드와 평행세계인 서울 '신수국제학교'이다. 차원 마법을 연습하던 마법사 '엘윈'의 실수로 옷장을 통해 이어진 것이다. 그새 메이플 월드로 넘어온 '이계의 학생' 대신 플레이어가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프렌즈’의 줄거리이다.'프렌즈'는 게임 내 사실상 최초로 스토리가 중시된 컨텐츠이다. 일회성 퀘스트 진행용이 아닌, 스토리 자체만의 완성도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또한, 배경을 현실의 서울로 잡아 기존 스토리 라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동시에 일상적인 소재(사랑·소문·우정)로 내적 개연성을 높였다. 필자로서는 ‘신수국제학교’가 모교와 닮은 점이 많아 현장감과 회상을 느낄 수도 있었다.‘프렌즈’는 좌측 스마트폰 아이콘이나 헤네시스 ‘장롱이 떨어진 집’에서 시작할 수 있다. 현실의 스마트폰과 같은 기능을 가진다. 평행세계와의 차원 이동수단은 장롱이며, 시그너스는 꿈을 통해 평행세계의 삶(판타지의 여제와 현실의 재벌집 외동딸)을 경험한다. 보통 장롱은 '숨겨둔 자신의 면모'를 상징한다. 짜임새 있는 구성을 엿볼 수 있는 면이다.화려한 성우진의 음성 더빙과 전용 일러스트 UI(user interface)도 인상적이다. 이는 ‘프렌즈’의 인기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아레다 이사장'의 웃음소리가 들어볼 만하다. 다만 더빙이 나오는 시기가 애매하다. 표시가 있으면 그것만 듣고 싶은 플레이어에게 편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프렌즈'를 시작할 수 있는 레벨이 33이상인데, 그 레벨에서는 몬스터 처치가 상당히 버거운 수준이다. 레벨 37이었던 필자는 두 번 정도 죽고 나서야 첫 ‘트러블메이커’를 처치할 수 있었다. 그래도 업데이트를 통해 퀘스트 요구량을 줄이는 개편을 거쳐 나아진 편이고, 다른 퀘스트들도 ‘할 수는 있는 정도’부터 시작할 수 있다. 그 점을 생각하면 그렇게 큰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마지막으로 팁을 하나 주고 싶다. 챕터 1에서 ‘트러블메이커’를 바로 처치하지 말고 우측 포탈로 가보자. 필자는 한 번 죽고 나서 알게 되었지만, 죽음의 대가로 충분한 것을 얻을 수 있었다.중앙대 게임제작동아리 CIEN 김선정(철학과)
js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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