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이세진 기자]수십억원에 이르는 국회의 ‘눈먼 돈’ 특수활동비에 시민단체가 국회의장을 상대로 공식 질의서를 발송했다. 영수증 없이 사라지는 국회의원 특수활동비의 실체를 공개하라는 압박이다. 국회의원의 암묵적인 ‘카르텔’ 속에 매년 수십억원의 혈세가 용처도 없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기밀 유지 활동에 쓰인다는 특수활동비가 국회의원에도 필요한지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참여연대는 20일 오전 정의화 국회의장 앞으로 국회의원 특수활동비의 실체를 붇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측은 “상임위원회 직책비가 예ㆍ결산 자료에 있는 항목이 아니다. 특수활동비 명목이라 알려졌는데 특수활동비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국회의장에게 물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특수활동비가 어떤 예산인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영수증 처리도 하지 않아 사용처를 증빙할 수도 없다”며 “국회에서 해명해야 할 문제라 판단해 국회의장에 질의서를 발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국회 사무총장에게도 같은 내용의 질의서를 발송했다. 정 의장은 이와 관련,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 내용을 확인한 뒤 정리해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국회사무처에 국회의 2011~2013년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 등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도 신청한 상태다.

특수활동비는 최근 홍준표 경남지사,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수사 과정에서 재차 논란이 불거졌다. 홍 지사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당 대표 경선 자금은 집사람 개인 금고에서 나왔고, 국회 대책비 중 일부를 집사람이 모았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도 아들 유학 자금을 국회 상임위원장 시절 확보한 직책비에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대책비나 직책비 모두 특수활동비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내 특수활동비는 정보 및 기밀 수사에 쓰이는 경비로, 보안 유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영수증 제출 의무가 없다. 국회에선 원내대표, 상임위원장 등에게 지급되며 올해에도 83억9817만원에 달한다.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으니 이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가 없다. 홍 지사나 신 의원이 특수활동비를 거론한 것도 이 같은 허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수활동비는 사용처를 밝히지 않기 때문에 ‘검은 돈’이라 불린다”며 “정보 수집이나 기밀 유지 업무에 소요되는 경비인데 국회가 과연 특수활동비가 필요한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기밀을 요한다는 특성상 영수증 제출을 하지 않는 것인데 홍 지사나 신 의원처럼 사적 용도로 썼다고 시인한다면 횡령 등 법적 처벌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