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ㆍ양영경 기자] 북한이 20일 돌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 허가를 취소하면서 남북관계 냉각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전날 오전 반 총장의 방북 허가를 알려왔지만 불과 하루만에 철회한다고 통보해왔다.
애초 반 총장의 방북은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관계개선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남북관계에서 의미 있는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남북은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인사회에서 통일준비와 실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의 대전환, 대변혁을 강조하면서 훈풍이 부는 듯했으나 북한의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빌미로 한 반발로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종료된 이후에도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남측 함정 ‘조준타격’ 위협, 함대함 미사일 발사, 해상 사격 등을 통해 도발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남북의 설전도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과 관련해 북한의 공포정치를 언급하며 직접적으로 김정은 체제를 비판하는가하면 북한은 연일 박 대통령을 겨냥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험담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원수급인 반 총장이 개성공단을 찾아 북측 고위급 관계자와 만나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남북화해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반 총장의 방북을 거부함에 따라 남북관계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비관적으로 보면 북한은 노동당 창건 70주년까지 이런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당 창건 70주년까지 자신들의 지도자와 정권의 존엄을 최대한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이어 “문제는 지도자와 정권의 존엄을 높이는 방식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 위협을 높이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한은 앞으로 남측을 최대한 압박해서 보다 높은 수준에서 정책전환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긴장수위를 8ㆍ15까지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불허한 배경과 관련해서는 핵과 미사일 등으로 대북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유엔에 대한 거부감과 남북화해에 나설 준비가 안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임 교수는 “남북대립이 심화된 상황에서 반 총장이 북측을 설득하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아직 설득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는 뜻을 보여준 것”이라며 “북한은 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강조해왔는데 반 총장이 상징적으로 와서 메시지 전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유엔이 대북제재와 인권문제에 앞장서고 있는데 반 총장이 방문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대외적 전선 이완에 대한 경계가 반영된 것”이라며 “북한으로서는 유엔 수장을 불러들여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고 말했다.
또 “어설픈 화해 제스처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우리 문제는 우리가 풀어야한다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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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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