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때부터 독도·과거사 갈등 첨예 반한감정 확대 韓드라마 방영 자취 감춰 아베, 엔화 약세정책으로 교역까지 위축

대일본 수출입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최근 한일경제인회의서 교류활성화 촉구 양국 재무장관회의 앞두고 기대감 ‘솔솔’

한일 관계는 이명박 정부에서 촉발된 독도문제와 과거사 갈등으로 급속 냉각됐다. 특히 아베 정권 출범 이후 대규모 돈 풀기 정책이 반영된 엔화 약세는 두 나라간의 교역까지 위축시켰다.

그러나 약 2년 반만에 오는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인 한일 재무장관 회의와 필리핀보라카이에서 개최될 한일 통상장관 회담을 앞두고 양국의 경제관계 정상화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일 헤럴드경제가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2012년 -2.2%▷2013년 -10.7%▷2014년 -7.2% 등으로 3년째 감소하고 있다. 일본으로부터 수입도 ▷2012년 -5.8%▷2013년 -6.7%▷2014년 -10.4로 대일본 수출입이 3년 연속 동반 마이너스성장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새로운 50년을 향한 동반성장ㆍ공동번영의 시대로’란 주제로 지난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하모니홀에서 열린  제47회 한일 경제인회의. 300여명의 양국 재계 대표들이 양국간 경제교류 촉진을 위한 현안과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새로운 50년을 향한 동반성장ㆍ공동번영의 시대로’란 주제로 지난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하모니홀에서 열린 제47회 한일 경제인회의. 300여명의 양국 재계 대표들이 양국간 경제교류 촉진을 위한 현안과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대일 수출 부진에는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의 수입 수요 감소와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12년 12월 1280원대에 있던 100엔당 원화 환율은 당시 아베 정권 출범과 함께 급락하기 시작했다.

또 국내 경기 위축은 일본 제품의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대일 수출은 석유제품(-33.0%), 반도체(-20.4%), 일반기계(-3.5%) 등 중간재성격이 높은 부품ㆍ소재 품목의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처음으로 부품ㆍ소재 무역흑자가 1000억달러를 넘어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소재 부품의 대일 수출 의존도는 2009년 이후 5년 연속 감소해 사상 최저치인 18.1%에 머물렀다.

또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도 급감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광통계에 따르면 ▷2014년 8월 20만8147명▷9월 19만6306명▷10월 19만335명▷11월 17만9533명▷12월 17만487명▷2015년 1월 13만9632명 등으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2월 14만2587명, 3월 21만8932명으로 증가했지만 전월비는 각각 -24.8%, -11.5% 줄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체적인 한일간 마찰이 있었기 때문에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일본에서도 반한감정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일본에서 한류를 일으켰던 주요 방송국의 한국 드라마 방영은 최근 거의 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3일에는 한국과 일본간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00억달러(한화 약 11조220억원) 규모 통화 스와프가 종료됐다. 한일간의 스와프는 양국이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100억 달러 규모까지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었다. 양국 통화 스와프는 2001년 20억달러로 시작해 700억달러(한화 약 77조1540억원)까지 늘렸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당시 독도 문제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2012년 10월 만기였던 570억달러 규모 스와프와 2013년 7월 만기였던 30억달러 스와프는 연장되지 않고 종료됐다. 마지막으로 지난 2월 23일 만료시점이었던 100억달러 마저 연장에 합의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경제인들이 한일 통화스와프협정 부활을 촉구하고 있다. 역내 경제권 통합을 위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의 빠른 체결과 우리나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한일경제협회는 지난 13일과 14일 양일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47회 한일경제인회의’를 개최, 냉각된 두 나라간의 교류를 녹여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공동성명서에는 ▷TPP 등 다자 간 광역 FTA 지지 ▷제3국 공동진출 확대와 미래 성장 분야에서의 협력 ▷금융 부문의 정책공조와 통신 분야 협력확대 ▷청소년 교류와 대학생 기업인턴십 연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한 상호협력 ▷풀뿌리 차원의 문화교류 촉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구축 등 양국이 함께 가자는 내용을 주로 담았다.

또 이 회의에 참석한 한일 기업인들은 금융·환율·투자 등 협력이 필요한 경제정책에 대해 양국 정부에 적절한 조정을 제안하기로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2일 한일경제인회 일본 측 인사들을 면담하면서 “정치는 정치인들에게 맡기고 경제는 경제인들이 풀어나갔으면 한다”며 “최근 한일관계는 과거사 문제로 다소 지장을 받고는 있지만, 경제관계는 ‘경정분리’ 원칙에 따라 기업인을 중심으로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합쳐 더욱 활성화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