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양국에서 개최되는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교차 참석하기로 한 것이 두 나라 관계의 개선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과거사 문제를 둘러싸고 경색 국면을 이어오고 있는 양국 관계가 풀리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일각에서는 수교 50주년 기념 행사가 양국 정상의 회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 동안 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강경 입장을 고수해 온 현 정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과와 반성이 없으면 정상회담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2년 반이 다가오도록 한 차례도 일본과 정상회담을 열지 못했다. 꽉 막힌 대일 관계는 현 정부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과의 경색된 관계는 반일감정과 혐한감정으로 이어졌고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도 위축됐다. 여기에 대외적으로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미일 삼각공조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이상 일본과 관계를 냉랭하게 유지할 수 없게 된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카드는 이른바 정경분리 원칙이다. 과거사 문제와 상호협력 관계를 투트랙으로 하는 대일 외교노선의 변화를 택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한일 양국이 이견을 보이는 사안이 있지만 현안은 현안대로 풀어가면서 협력이 필요한 사안들을 중심으로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방안을 찾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한 것은 이 같은 정부의 입장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현 정부는 재무장관, 통상장관 등 최근 들어 고위급의 회담을 잇달아 개최하면서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외교 장관 회담을 위해 일본을 찾았다. 위안부 문제와 강제 징용 등 그 동안 두 나라 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과거가 문제에 대한 논의도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일관계 개선의 신호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직 걸림돌은 남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는 8월 아베 총리가 내놓을 전후 70년 담화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담길 내용의 수위가 변수라는 것이다. 담화에 일본의 과거 침략, 식민지배와 관련해 사죄와 반성 등 관계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는 언급이 없을 경우 양국 정상간 회담 논의는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성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과 관계에서 앞으로 분야 별로 정부가 확고한 원칙을 정해서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것이 유연성 있고 성숙한 외교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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