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한ㆍ일간 위안부 문제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협상의 ‘마지막 단계’라고 밝힌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도 아직까지는 조심스럽다는 분위기이고, 일본 측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기되는 가능성은 두 가지다. 한ㆍ일 양국이 위안부 문제의 막판 조율에 나선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일본의 양보를 촉구하려고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박 대통령의 언급은 기존에 알려진 위안부 문제 관련 국장급 협의가 아닌 별도 채널에서 얻어진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해석도 공존한다. 최근 양국이 한ㆍ일 국교정상화 50주년 앞두고 위안부 문제를 밀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는 기류는 이미 감지돼 왔다. 정부 당국자는 올 3월 개최된 위안부 문제 관련 7차 국장급 협의에서 “서로의 입장만 얘기하는 단계는 넘어섰다”며 관계 진전을 시사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협상이 중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하면서도 “최종 타결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언론은 박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지나치게 앞서나갔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13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일본 측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말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러운 반응을 내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통해 “구체적 진전이 없는데 무엇을 진전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일본 측의 입장을 전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언급과 한ㆍ일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양국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두고 일정 부분 논의를 조율하는 단계까지는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죄, 책임 인정, 배상ㆍ보상 등의 세부적인 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양국이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박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은 한ㆍ일관계 개선을 위한 대일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있다. 현재 막판 조율을 남긴 상태에서 일본의 구체적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일본에 ‘의미있는 한방’을 촉구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강한 언급을 통해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성이 있었다는 측면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시에 이 발언은 그간 위안부 문제를 논의하는 공식 채널인 국장급 협의 이외 별도의 채널에서 나온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협상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다양한 채널에서 의사소통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해당 인터뷰에서 “물 밑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막후 협의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으며 협의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현재 국장급 협의 이외의 핫라인 존재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위안부 문제의 진전’을 놓고 한ㆍ일 정부 당국자들도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박 대통령이 한ㆍ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올해 안에 타결을 보겠다는 의지는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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