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식료품 지출 많고 저유가 수혜품목 소비 낮아
서울 성북구에 사는 주부 강모 씨는 요즘 장을 볼 때마다 헛헛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배추며 감자, 양파, 돼지고기와 같이 자주 먹는 것들의 가격이 너무 올라 가벼운 장바구니로 돌아오기 일쑤기 때문이다. 강 씨는 “저녁거리로 필요한 거 조금 사면 금세 예산을 초과해서 다른 것은 둘러보지도 않고 돌아선다”고 말했다.
7개월째 0%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며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작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고공행진 중이어서 괴리감이 느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생활물가지수는 오히려 0.1% 하락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올해 들어 한번도 증가세를 보인 적이 없다.
공식 물가 지수와 체감 물가가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저유가의 영향을 받는 정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득 계층에 따라 소비하는 품목이 다른데, 저소득층은 저유가로 인해 물가가 떨어진 품목을 소비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체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교통비다.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교통 항목은 1년 전에 비해 7.7%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들에게는 체감되지 않는 지표다. 차를 몰고 다니는 이들은 실제로 떨어진 기름값을 체감할 수 있겠지만, 대중교통 요금은 떨어질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의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대중교통 요금이 3년여만에 오른 상황이다.
특히 저소득층은 소득 중 식료품에 대한 지출 비중이 큰, 이른바 엥겔계수가 높은 계층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저소득층은 전체 소비의 20% 이상을 식료품에 쓴 반면, 고소득층은 11% 가량만 식료품에 지출했다. 6월 물가 동향에서 식료품 부문은 1년전에 비해 2.7% 상승해 전체 물가의 하락을 막았는데, 이로 인한 영향은 저소득층이 주로 받고 있는 것이다. ‘주류 및 담배’가 50.1% 상승한 것의 체감도도 저소득층이 더 높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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