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ㆍ김진원 기자] “판사도 그냥 사람이예요.” 법원은 법에 따라 사람 간 분쟁을 해결하고, 잘잘못을 가리는 기관이다. 재판과 결정에 차가운 이성이 작동돼야 법리에 맞고 치우침 없는 처분이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법원은 국민들에게 막연하게 차갑게 느껴진다. “고매(高邁)한 법원 사람들은 화장실도 가지 않고, 농담도 안할거야”라는 말도 안되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판사도, 계장도, 조사관도, 등기관도 모두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다. 그들도 여느 시민처럼 감성 넘치는 취미활동으로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이색 동아리 활동으로 화들짝 즐거워하기도 한다. 동아리 활동때 만나면, 판사든 계장이든 수다가 넘친다.

성백현 서울고법 제5행정부장이 결성한 '판사 그룹사운드' 멤버들은 법원 사람들에겐 스타급 반열에 올랐다. 성 부장판사가 드럼주자로 나섰고, 리드 기타는 함석천(서울북부지법), 김진석(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맡았으며, 최호식 부장판사(현 부산지법 동부지원)가 베이스기타를 잡았다. 이들은 법원 행사때 차가워진 동료들의 머리와 가슴에 감성을 들이붓고 있다.

김현희 서울가정법원 조사관은 ‘법원의 살아있는 김광석’으로 통한다. 중3때부터 익힌 통기타를 메고 법원의 중요한 행사때 마다 무대에 등장해 고(故) 김광석의 인기곡을 특유의 감미로운 음성으로 들려주면서 김광석이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노래에 매료된 법원 직원들이 기타를 가르쳐 달라고 조르면서 요즘 일과가 끝난 서울가정법원 한 켠은 통기타의 감미로운 울림이 새나온다.

의정부지방법원의 기타맨 박충현 등기관도 이 법원의 활력소이다. 대학시절 밴드활동을 한 적 있는 박 등기관은 몇 해 전 부인이 큰 수술을 받고 자신의 건강도 악화돼 힘든 나날을 보내다 20년만에 기타를 잡으면서 다시 삶의 활력을 얻었다고 한다. 지역 직장인 밴드에 가입해 가끔 법원직원들 앞에서 공연도 하고, 집에 가서는 피아노를 치는 첫째아들, ‘초미니 기타’인 우쿨렐레를 치는 둘째아들과 협연하면서 가정 행복도 되찾았다.

각 지방법원은 직원들의 창의와 정서순화를 위해 저마다 색다른 체험형 취미특강을 열고 있다. 제주지법은 최근 지역내 풀잎문화센터 강사를 초빙해 비누꽃 플로리스트 커피함 등 인테리어소품 만들기 특별활동을 했다. 이 체험에는 사법부 얼짱으로 불리는 고소영 판사, 강승윤 사무관, 문의순 실무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전주지법 직원은 최근 전주한옥마을 전통한과전문가를 초빙해 꽃 모양의 떡 만드는 법을 체험했다. 평소 업무때 사적인 농담을 거의 하지 않던 판사와 직원들은 강사가 식재료를 세팅하는 동안 왁자지껄 농담과 수다를 늘어놓는다. 야무진 이웃집 새댁 같은 박미영 판사와 정영주 실무관, 차주필 사무관이 ‘스트레스 날리기’를 놓고 재잘거리는 사이 꽃떡 체험이 시작된다. 실수하다 빵 터지고, 멋있다고 “올~”하며 웃는다.

서울고법과 중앙지법 등 대부분의 법원에서는 등산, 배드민턴, 서에, 자전거 동아리를 운영중이다. 이 가운데 서울동부지법의 공익동아리 ‘사랑나눔 자원봉사단’의 왕성한 주말 봉사는 따스함을 선사한다.

[도움말; 법원 사보 ‘법원사람들‘ 편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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