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대사 부인이 재외공관에 파견된 청년인턴에게 주방일을 시키는 물의를 일으켜 외교부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9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주파나마 대사관에 파견된 공공외교 현장실습원 A(24)씨가 21일 외교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대사관저 만찬 준비과정에서 실습원 역할과 관계없이 주방일을 하도록 명령을 받았다는 것.
문제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18∼19일. 당시 파나마를 방문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하는 대사관저 만찬을 준비하는 과정에 A씨가 투입됐던 것으로 외교부의 자체 조사 결과 나타났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음식 재료를 손질하는 등 주방 보조 역할을 했다.
이미 A씨는 만찬 전날에는 4시간 반가량 관저에서 꽃꽂이를 해야했다. 꽃꽂이가 끝나자 대사 부인이 “내일도 일해야 한다”며 관저에서 자고 가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게다가 일을 시키는 과정에서 명령조로 반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가 공공외교 현장 체험의 기회를 주고자 51개 공관에 파견한 ‘재외공관 공공외교 현장실습원’ A씨에게 공공외교 업무와는 무관한 가사 노동을 시킨 것은 ‘현장실습원이 맡은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업무환경을 제공한다’는 실습원 운용 지침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문제가 제기되자 외교부는 파나마 현지에 감사단을 파견해 진상조사를 벌였다. 외교부는 현장실습원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요리 업무 등에 실습원을 동원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사 부인이) 현장실습원의 신분이라든지 역할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인(私人)인 대사 부인에게 직접적으로 징계나 주의조치를 할 근거는 없다는 것이 외교부 입장이다. 다만, 재외공무원 복무규정이 ‘대사는 가족의 언행이나 품위 유지에 대해 각별히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 만큼 저촉 여부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조치 여부는) 지금 하고 있는 조사나 규명 작업이 완결되면 판단해야 할 사안으로 본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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