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가 발표되는 3일. 국회도 반쪽으로 쪼개졌다. 야당은 국회의사당 3층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고, 여당은 2층만 오가며 대책회의, 의원총회를 이어갔다. 2층, 3층으로 쪼개진 국회는 이날 멈춰 섰다. 본회의도 인사청문회도 예산안 심의도 ‘올스톱’이다.

야당은 이날 3층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본회의장 앞에 모인 60여명의 야당 의원들은 ‘역사왜곡 교과서 반대’라는 팻말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반대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반대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오전 9시 의원총회를 앞둔 농성장은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비롯, 야당 의원 일부는 지난 2일부터 이곳에서 밤을 보냈다. 야당 의원은 이날 의총을 앞두고 “민심 외면 절차무시 국정화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의총을 준비했다.

정부의 확정고시 발표로 예정된 본회의는 무산됐다. 국토교통위원장ㆍ중앙선거관리위원 선임이나 예산심사,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도 모두 연기됐다.

2층엔 여당이 자리를 잡았다. 새누리당은 국회 2층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뒤이어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의원총회 장소를 긴급 변경해 2층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3층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 중인 야당 의원과의 어색한 조우를 피한 셈이다. 그렇게 여야는 2층과 3층으로 쪼개진 채 정부의 확정고시 발표를 맞이했다.

장소만 나뉜 게 아니다. 주장도 철저하게 반으로 쪼개졌다. 철야농성을 강행하며 국정화 반대를 외친 야당과 달리 여당은 이제 국회가 국정교과서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성토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이 민생을 위해 있어야 할 자리는 길거리가 아닌 본회의장”이라며 “시급한 현안을 뒤로하고 정쟁에 몰입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야당은 역사교과서를 동아줄로 여기는데 민생 외면한 동아줄은 썩은 동아줄”이라고 비난했다.

3층 본회의장 앞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문재인 대표는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불법행정을 강행하는 게 독재”라며 “독재 세력과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 끝까지 국민과 함께 국정교과서를 기필코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