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죽음 암시 문자 네 차례 보내

“조용히 가고 싶지만 딸이 눈에 밟힌다”

강태용과 함께 中공안에 잡혔다 풀려나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대구지방경찰청은 4조원대 다단계 사기사건을 저지른 조희팔(58)의 외조카 유모(46) 씨의 사망 원인을 약물 중독으로 추정한다고 21일 밝혔다. 유씨는 조희팔의 중국 밀항에 중추 역할을 최측근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역시 조희팔의 ‘오른팔’인 강태용(54)이 중국에서 붙잡힐 때 같이 같이 잡혔다 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 시신에 외관상 타살 흔적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예비 부검까지 실시한 끝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유씨의 위에서는 소화되지 않은 알갱이 형태의 약독물이 다량 검출됐다. 그러나 경찰은 약독물이 치사량 수준인지 별도 약독물 검사를 실시히기로 했다. 검사에는 1주일 가량 걸릴 전망이다. 약독물은 지난 16일 유씨가 불면증과 우울증을 이유로 직접 병원에서 타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현장에서 유서가 나오진 않았으나 유씨는 숨지기 전인 오전 10시37분부터 지인 1명에게 죽음을 암시하는 문자를 네 차례 보냈다. 문자는 주로 ‘조용히 (저 세상으로) 가고 싶지만 딸이 눈에 밟힌다’는 내용이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사무실과 집에 있던 컴퓨터 5대와 USB 2개를 수거해 기록을 분석했지만 유서 등 문서 파일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유씨의 아내(35)는 “최근 힘들어하고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가끔했다”고 진술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유씨가)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우울증이 심했다고 가족들이 진술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출입국관리기록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중국에서 머물렀으며, 이 중 10일에 강태용(54)과 중국 공안에 함께 붙잡혔다가 풀려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지난 10일 중국에서 강태용과 같이 있다가 공안에 체포됐으나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풀려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유씨는 최근 생전의 언론 인터뷰에서도 강태용 검거 당시 상황을 전하고 “나는 무혐의로 풀려났다”고 얘기했다. 조희팔 누나의 아들인 유씨는 조희팔이 사망했다고 알려진 2011년 12월 이후 중국에서 강태용과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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