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김희은 기자] 90년대를 휘어잡던 청순 걸그룹의 대명사 '핑클'.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성유리가 있었다. 그녀가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도 어언 13년 째. 어느덧 완성형 배우로 거듭난 성유리가 이번엔 따뜻한 감성 물씬 풍기는 영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전윤수 감독)로 돌아왔다.“언론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봤어요. 이제껏 안 해봤던 캐릭터이기도 했고 의상도 민망할 정도로 섹시한 의상이 많아서 긴장했죠. 전혀 마주치지 못했던 부분은 새롭게 느껴져서 재밌었어요.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슬펐어요. 보면서 많이 눈물을 흘렸었는데, 성균 오빠가 더 우셔서 빵 터졌던 기억이 남아요 (웃음)"‘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각양각색 사람들에게 찾아온 일상의 가장 빛나는 고백의 순간을 담은 영화. 그중 ‘사랑해’ 스토리를 그려내는 성유리는 까칠한 여배우 ‘서정’을 분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많이 다른 터라 힘들었을 법도 하지만 그녀는 캐릭터를 이해한다며 깊은 애착을 드러냈다.

“서정 역, 한편으로는 짠하기도 했죠”“처음에는 그냥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여배우에 대한 모든 편견에 집결체라 할 정도로 너무 뻔한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단지 툭하면 화내는 아이라 생각했는데, 깊게 들어가다 보니까 서정이가 원래 연기를 잘하는 아이인데, 본인이 능력보다 조금 못 미치는 작품을 하다 보니까 욕구불만이 생긴 것 같았어요”“항상 세고 뭔가 늘 이겨야지만 본인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강박관념에 휩싸인 것 같더라고요. 아무리 막장이지만 잘하지 못한다면 다음 작품을 못할 수도 있고 또 동생, 회사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불안감이 늘 있는 아이인거 같아서 한편으로 짠하기도 했죠”“제가 느꼈던 감정위기감도 같이 공감이 됐었어요. 서정이가 정말 노래가 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봤을까 생각했는데, 부모님도 일찍 돌아가신 거 같고 아마 가수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오디션을 본 건 아닐까. 노래 부르는 장면이 예쁘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되게 슬프게 느껴졌어요”극중 성유리는 '서정' 역을 맡아 이전에 없던 까칠한 매력을 여과없이 발휘했다. 10년 째 그녀 곁에서 10년째 짝사랑을 이어오고 있는 매니저 ‘태영’으로 분한 김성균과 '썸' 타는 모습 또한 관전 포인트. 성유리는 파트너 김성균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연신 '천상 소녀'라고 밝히며 웃음 지었다. '원조 요정' 성유리도 인정한 김성균의 매력은 무엇이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김성균, 나를 적극적으로 만든 마성의 남자”“지금껏 연기했던 상대배우 중에 제일 수줍음이 많으셨어요. 저도 낯을 많이 가리고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인데 오히려 저를 적극적으로 만드는 마성의 남자에요.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였죠. 평소 살인마 역할을 많이 맡으셔서 무섭기까지는 아니어도 좀 차가울 거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정말 나이답지 않은 순수함과 순박함에 되게 놀랐어요. 자꾸 캐내고 싶었어요.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궁금증을 유발하더라고요”“감수성이 예민한 남자를 생전 처음본 거 같아요. ‘사랑해’라고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성균 오빠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셔서 모든 스태프들과 감독님, 저 역시 깜짝 놀란 적도 있었어요. 이렇게 몰입하는 배우라니 참 존경스럽기도 하고 진심이 느껴져서 되게 설레었던 기억이 나요. 성균 오빠와 멜로를 찍어야 한다는 사실에 놀라고, 한 살 차이라는 말에 더 놀랐던 기억도 있지만요 (웃음)”참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의 관계는 숱한 의문점을 남긴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도 말이다. 꽤 오랜 시간 서정의 옆에서 뒷바라지 해온 태영과, 그런 그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서정은 '썸'인듯 '썸'아닌 관계를 이어가다가 끝내 정리되지 않는다. 성유리 역시 두 사람의 관계에 의구심이 들었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이내 사뭇 진지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태영과의 관계, 서정이도 모를 거에요”“시나리오를 보고 서정이와 태영이가 사랑하는 건지 의구심이 들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결국엔 둘이 이루어 진건가요?’라고 항상 물어봤는데 그 때마다 ‘서정이 제일 잘 알지 왜 나한테 물어보냐‘고 대답하셨어요”“그런 의구심을 갖고 촬영하다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사랑을 딱 시작하는 것도 있지만 헷갈리는 순간도 있거든요. ‘사랑인가 우정인가’ 하는 과정이 10년 넘게 이어지다가 떠나는 순간 사랑이었음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 남녀 간의 사랑인지 친구, 가족 간의 사랑인지는 서정이도 모를 거에요. 아마 평생 생각하지 않을까요? 태영은 나의 첫사랑인가”“실제로 비슷한 경험은 없어요. 매니저와의 연애는 실제로 결혼하신 분들도 계시고, 뭔가 썸 타는 동료들을 본 적도 있고 해서 가능할 거 같아요. 일 뿐만 아니라 동생 일도 챙겨주면서 서정이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태영이 같은 매니저가 있다면 사랑에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사진=박푸른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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