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기” vs “자발동참” 논란속 “세제혜택 위한 서류작업 복잡 재단 위탁 과정 오해서 비롯” 2주만에 펀드 600억 돌파

주춤하던 청년희망펀드가 삽시간에 600억원을 넘어섰다. 이건희 회장을 필두로 불과 2주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천만원을 기탁한지 한달이 넘도록 대기업들이 꼼짝 않자 호사가들의 입방아가끊이지 않았다. “싫으니 안하는 것”이란 해석부터 “얼마를 내야 할지 고민중”이란 예측까지 구구한 억측이 뒤따랐다. 이때문에 맏형 격으로 가장 먼저 나서야 할 삼성그룹이 가장 많은 속앓이를 한 것도 사실.

대기업들이 줄줄이 기부에 나서자 이같은 구설들은 싹 들어갔지만 아직도 마지못해 기부한다는 주장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같은 추측들은 “그렇지 않을까”하는 선입견에서 비롯된 오해로 드러났다.

대기업과 총수들의 청년희망펀드 가입이 늦어진 데에는 복잡한 세제혜택 절차때문. 개인의 경우 직접 신탁은행에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은 반면, 대기업 회장과 법인의 경우 대부분 청년희망재단을 통해 신탁을 하기 때문에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

안해서 늦어진게 아니고 못해서 늦어졌다는 얘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청년희망펀드 가입이 늦어진 이유가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내부 논의가 길어졌기 때문이라는 오해가 많다”며 “하지만 편의상 청년희망재단에 위탁해 처리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세제혜택 등 서류작업이 너무 많아 늦어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눈치 본 게 아니냐’는 일부의 시선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공익신탁 담당자도 “개인이 은행에서 가입할 때와 임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아 법인명의로 재단에 위탁해 가입할 때에는 처리 절차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 개인이 은행에 직접 가서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할 때에는 은행거래신청서와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가입서만 작성하면 된다. 그러면 바로 기부금영수증이 발급되기 때문에 세제혜택을 받기 위한 과정도 상대적으로 짧다. 하지만 재단을 통해 위탁하는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기부금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기부금 명세서와 기부금영수증 또는 국세청소득공제내역이 필요한데 위탁 처리하는 재단의 경우 세제혜택 관련 업무를 처리해줄 의무가 없다”며 “특히 십시일반 모은 임직원들의 기부금일 경우 각 개인별로 자료를 만들어 제출해야 해 준비서류만 산더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때로는 기부자가 직접 서류들고 뛰거나 국세청 홈페이지에 주민등록번호 등등 각종 정보를 입력해야돼서 대기업은 물론 재단을 통해 기부할 경우 그 과정이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석희·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