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저금리 여파로 가계부채가 가빠르게 급증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70%를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세는 전세난에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내수 회복을 위해 네차례에 걸쳐 실행한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이자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적어지면서 대출 증가세를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게 중론이다.

▶명목 GDP대비 가계신용비율 72.9%...전년比 2.7%p 상승=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73%에 육박하고 최근 1년간 매월 6조3000억원씩 가계빚이 늘어나면서 예년 평균보다 3.5배나 더 많았다.

한국은행이 지난 3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72.9%를 기록, 전년동기의 70.2%에 비해 2.7%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1년간(2014년 10월∼2015년 9월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월 평균 6조3000억원으로, 이는 예년(2012년1월∼2014년 8월 기준) 평균 증가액인 1조8000억원을 크게 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 처럼 가계대출이 급증한 원인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내수회복을 위해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저금리 영향과 전세난이 맞물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전체적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금리인하...이자부담 심리 줄어=가계부채가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이후 네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로 내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민간신용 확대 규모는 작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201조원이다. 민간신용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가계나 기업에 대출해 준 돈을 뜻한다. 지난 2001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금리 인하기를 4개 기간으로 나눠 비교해 보면 민간신용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존의 경우 지난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진행된 금리 인하기의 80조 3000억원이 가장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2.5배를 넘는다.

이는 지난 1년간 가계부채가 큰 폭 증가했다는 것으로 해석되며, 여타 선진국에 비해서도 가계대출 비율이 높아졌다. 우리나라의경우 가계의 채무부담능력을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164%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프랑스(104%), 미국(114%), 일본(129%), 영국(154%) 등의 국가와 비교해볼 때 크게 높은 수준이란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은-금융당국 가계부채 집중점검...부실충격 흡수력 있을 것=이 처럼 가계 부채의 급속한 증가는 장기적으로 내수 진작 등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 역시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가계 부채 상황을 점검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 대해 금융감독원과 공동검사를 벌이고 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가계나 기업에서 일정한 정도의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금융기관의 충격 흡수력은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8월 이후 네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0.18%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가 소비·투자에 미치는 효과가 약 4∼6분기 후에, 물가에 미치는 효과는 약 7∼8분기 후에 최대로 나타난다는 분석에 기반을 둔 추정치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0월 그리고 올해 3월과 6월 등 모두 네차례에 걸쳐 총 1%포인트 내렸다. 현재 사상 최저인 연 1.5%다. 지난해 두 차례에 결친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0.03%포인트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역시 GDP 성장률은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 효과로 0.12%포인트, 올해 두 차례의 인하 영향으로 0.06%포인트 각각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