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달려왔던 올 한 해가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이 시기가 되면 한국 대부분의 기업들이 12월에 회계연도가 끝나기 때문에 바쁘다. 제가 경영하고 있는 타이코코리아(TYCO Korea)는 회계연도가 한국 일반기업들과 달리 매년 9월에 마감된다. 이처럼 기업별로 회계연도가 다르듯이 기업문화도 서로 달랐다.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들 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기업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모두 공감 할 것이다. 기업문화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전통, 관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 기업 또는 조직의 성공과 실패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기업 내 조직원들간의 무언의 약속과 같다. 이런 기업 문화는 기업마다 차이가 있고, 어떤 기업문화가 옳다고 단정지어 말 할 수는 없다. 좋은 기업문화는 CEO 혼자서 짧은 시간 동안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기업의 구성원들과 많은 시간을 통해 쌓아온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영자와 모든 직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 하다.
한국에 생활하면서 미국과 한국의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어느 기업문화가 정답이라고 말 할 수 없겠지만 제가 느낀 미국과 한국의 기업문화는 분명 차이가 있다.
미국 기업은 일반적으로 투자자와 기업성장이 우선 이라는 느낌이 지배적이다. 이런 기업문화 때문에 직원은 주어진 성과달성 및 승진과 급여에 관련된 부분에 집중한다. 당연히 애사심은 높지 않고, 협업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한국 기업은 일반적으로 조직과 사람 중심적이며, 기업과 직원들이 동반 성장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조직원들의 마인드도 동료와 회사의 동반성장을 위해 협업하고 희생하며,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높다. 개인의 목표달성 보다는 회사가 잘 되기 위해 자신이 목표를 초과해 일하고, 동료를 돕기 위해 기꺼이 희생한다.
미국기업은 개인을 중심으로 경쟁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고, 한국기업은 우리를 중심으로 협력을 통해 성장을 모색한다는 생각이다. 서로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무엇이 꼭 좋은 문화라고 말할 순 없지만 기업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기는 차이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미국기업의 경우 경쟁을 통한 성장을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왔으며, 많은 성공 사례들을 가지고 있다. 한국기업은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한 성장을 미덕을 삼고 아직도 많은 한국기업들은 경쟁보다는 협력 중심의 기업문화가 많이 있다. 이런 기업문화는 대부분 한국 남자들이 군대 생활을 통해 경험해온 조직문화에 대한 조직력과 충성심, 패기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저는 이러한 기업문화가 한강의 기적처럼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게 해주는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매년 11월 제가 맡고 있는 TYCO Korea 4개사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전사 컨퍼런스를 진행한다. 올해 컨퍼런스는 내가 타이코 코리아 4개사의 경영을 맡은 후 처음으로 모두가 참여하는 큰 행사로 많은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열렸다. 이날 직원들의 장기자랑 시간이 있었는데 내용이 프로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팀웍이 대단했다. 나중에 지난 2개월간 업무시간 이후에 연습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개인시간을 희생하며 준비한다는 것은 회사와 동료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애사심과 열정없으면 불가능하다. 이런 기업문화는 한국 이외의 어느 나라 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문화다.
“전략은 문화에게는 게임도 안된다(Company 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는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문화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이고 관리하기 매우 힘들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기업들은 좋은 문화는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가고 잘못된 문화는 변화시켜가는 기업 일 것이다.
전세계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지만, 나보다 먼저 우리와 회사를 생각하는 애사심이 넘치고, 상호협력과 조직을 중요시하는 한국 기업문화는 다른 국가 기업에는 찾기 힘들며, 한국기업들이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한국의 성장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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