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추운 겨울이 점점 끝을 향해가면서 유럽의 난민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날씨가 풀리면 더 많은 시리아 난민들이 망명길에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망명을 계획하고 있는 시리아 국민들에게 겨울은 특히나 엄혹한 계절이다. 따뜻했던 시리아를 떠나 추운 유럽으로 가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주요 피란길인 지중해의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으로 유입된 난민 100만여명 가운데 99%는 바다를 통해 배를 타고 들어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봄부터 가을까지 지속됐던 난민 유입 상승세는 겨울 들어 잠시 주춤해진 상태다. 일종의 ‘비수기’인 셈이다.
문제는 봄이 되면서부터 난민 유입 규모가 다시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올해 들어 6주 동안의 난민 유입자 수가 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했을 때 날씨가 풀리면 얼마나 많은 난민이 유입될 지 짐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난민ㆍ망명자를 위한 유럽이사회의’ 고위 정책관인 크리스 폴렛은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난민 위기의 가장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시리아 내전 종식은 요원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사우디아라비아ㆍ이란 등 17개국이 참여한 국제적시리아지원그룹(ISSG)은 시리아 전국에서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는 데 합의했지만, 합의 직후부터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과 반군 모두가 서로 상대방을 축출할 때까지는 내전을 끝낼 의사가 없는데다,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 이슬람 수니-시아파 간 갈등이 난마와 같이 얽혀져 있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 역시 ‘난민 성수기’가 닥치기 전에 난민 문제를 통제할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9월 28개 회원국이 난민 16만명을 나눠 받는 ‘난민 쿼터제’에 합의했지만, 현재까지 쿼터제에 따라 받아들인 난민은 500명에 불과하다. 파리 테러 이후 국경 통제가 강화되고, 각국의 난민 지원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 국가들은 난민 문제를 EU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EU국가들이 그리스에 국경 통제를 강화하라 압박하고, 그리스는 이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유럽 각국 정상은 오는 18일에도 올해 첫 정상회의를 열고 난민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폴렛 정책관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한데 상황이 낙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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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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