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2014년 12월 서울시립교향악단 사무국 소속 직원 10명이 박현정 당시 서울시향 대표가 폭언과 성추행을 을 자행하고 인사 전횡을 저질렀다고 폭로한 데 대해 경찰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3일 “박 전 대표가 회식자리에서 남자 직원을 성추행하고 내규를 변경해 특정인을 승진 시키는 등 인사 전횡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투서 내용을 수사한 결과 허위에 가깝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투서를 작성한 서울시향 전현직 직원 10명에 대해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로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이들과 짜고 허위 사실 유포를 지시한 정황이 있는 정명훈 전 감독의 부인 구모씨에 대해서는 ”해외에 거주하며 수사에 응하지 않았다“며 기소 중지 의견을 냈다.

수사 결과를 발표한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 변민선 경정은 “지난 2013년 9월 26일 회식자리에서 박씨가 음주 후 동석한 남자직원 곽모 씨를 성추행했다는 투서 내용은 수사 결과 사실과 달랐다”고 밝혔다. 당시 예술의전당과의 업무협약 체결을 축하하는 회식 자리에 참여한 서울시향 직원들과 예술의전당 직원들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곽모씨 등을 제외한 다른 참석자들은 성추행과 같은 상황이 전혀 없었다고 진술했다. 특히 성추행을 목격하거나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한 피의자 박모씨와 윤모씨의 진술이 당시 식당의 구조 상 불가능한 점이 드러났고 다른 참가자들은 “회식 자리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고 일관 되게 진술한 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성추행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박 전 대표가 특정인을 인사위원회 의결없이 승진시키고 지인의 제자를 공무직(무기계약직)으로 비공개 채용하고 무보수 자원봉사자인 지인의 자녀에게 보수를 지급했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변 경정은 “인사 담당자에 대한 조사와 인사자료 검토 결과 승진은 인사위 심의를 통해 이뤄졌고 피의자 중 일부도 심의에 참가해 투서 내용은 허위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지인 제자 채용 과정 역시 앞서의 공채 과정에서 떨어진 대상자에 대해 인사 담당자가 절차를 지키지 않고 채용했지만 박 전 대표가 개입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투서내용과는 달리 채용 당사자는 공무직이 아닌 단기계약직으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인 자녀에게 보수를 지급한 사실도 없었다.

박 전 대표가 직원들에게 수시로 성희롱 발언을 하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피의자들 간에도 관련 발언이 있었다는 일시나 장소가 서로 엇갈리고 이들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피의자들 또한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투서 작성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대표가 직원 전체가 참여하는 회의에서 잦은 폭언을 했다고 주장 하나 나머지 대다수 직원들은 업무상 이해 가능한 정도의 질책이 있었을 뿐 성희롱이나 인권 침해로 판단할 수준의 발언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구씨가 정 전 감독의 보좌역인 백모씨와 2014년 10월부터 작년 2월까지총 600여차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일부 시향 직원들의 호소문 유포를 지시한 정황을 밝혀냈다.

구씨와 백씨는 박 전 대표의 퇴진 문제, 정 전 감독의 서울시 증인 출석문제, 정 전 감독의 재계약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변 경정은 “시향과 관련해 아무 권한이 없는 구씨가 시향 문제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씨가 4차례에 걸쳐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관련 질문에 회신도 하지 않아 구씨를 기소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직원들의 폭로로 성추행 혐의에 대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된 박 전 대표는 이를 수사하던 종로경찰서가 지난해 8월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명예훼손 피해자가 됐고, 거꾸로 직원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게 됐다.

이후 정명훈 전 감독의 부인 구모씨가 시향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등 곽씨의 허위사실 유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경찰이 구씨를 불구속 입건하면서 서울시향 사태는 정 전 감독과 박 전 대표의 진실 게임 양상으로 번졌다.

지난해 말 정명훈 전 감독은 2006년부터 10년간 지휘했던 서울시향의 예술감독직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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