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보험사들의 기업대출 규모가 6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기업 대출 문턱이 높아진 탓도 있지만, 저금리ㆍ저성장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보험사들이 수익원 다각화 차원에서 기업대출을 늘리면서다.

이에 따라 경기부진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면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험회사 기업대출 증가 원인과 시사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의 기업대출 규모는 지난해 9월 기준 40조2668억원, 손해보험업계는 21조7236억원에 달했다.

운용자산 대비 기업대출 비중은 생명보험 7.2%, 손해보험 12.2% 정도다.

기업대출 증가세도 급상승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는 2012년 13%에서 2014년 16.2%로, 손해보험업계는 같은 기간 30.9%에서 47.5%로 높아졌다.

반면, 은행업계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2012년 5.5%에서 2014년 7.8%로, 2%포인트 가량 상승하는데 그쳤다.

보험사의 기업 대출 확대는 기업대출 시장에서 은행의 비중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은행권의 대출 축소로 인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기업대출 시장에서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비중은 2009년 86.6%에서 2015년 3분기 81.7%로 하락한 반면, 보험 및 연기금의 비중은 3.7%에서 6.1%로 상승하였다.

기업대출 시장에서 은행 비중이 감소한 원인은 2009년 예대율 규제 도입으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증가, 경기부진으로 인한 기업구조조정 등에 있다.

향후 바젤위원회가 추진하는 유동성 비율 규제가 확대될 경우 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의 기업대출 확대는 국고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운용수익률에서도 기인한다.

2016년 1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기업 대출 이자율이 연 3.2%, 중소기업 대출 이자율이 연 3.8% 수준으로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 1.8%의 두 배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같은 기업대출 증가는 보험사들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부진이 심화되면서 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보험회사에서 기업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은행권에서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만기 연장이 어려운 기업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험회사의 기업대출 관련 신용위험은 은행의 신용위험보다 클 수 있다”며 “보험회사의 신용위험 평가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또 다른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보험회사의 경우 신용위험 평가 역량, 대출 회수 가능성과 회수 기간 등을 고려해서 2000년 이후 기업대출을 축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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