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정부가 10일 학교 앞 담배광고 제한, 전자담배규제 강화 등의 비가격 금연정책을 발표하며 담뱃갑 경고그림에 이어 흡연과의 전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작년 담뱃값 인상과 음식점 전면 금연 실시의 영향으로 사상 처음으로 성인 남성 흡연율이 30%대로 떨어진 가운데, 금연 열풍이 지속돼 정부가 2020년 흡연율 20%대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비가격 금연정책은 ▷담배광고·판촉 규제 강화 ▷전자담배 관리 강화 ▷소포장 담배 금지 및 가향 첨가 규제 ▷금연지원서비스 및 금연캠페인 강화 등이 핵심이다.

학교 주변부터 담배 판매점 내의 담배 광고를 금지하고 전자담배에 대해 부과하는 제세부담금을 궐련 담배와 형평성이 맞게 높이는 한편 한 갑 20개비 이하의 소포장 담배의 판매를 금지하고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향기나는 담배(가향담배)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작년 초 단행된 담뱃값 2000원 인상과 음식점·커피숍·PC방 전면 금연, 그리고 올해 12월 시작하는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 의무화 등 기존에 발표된 정책과 함께 새로운 비가격 금연정책을 통해 흡연자들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계획이다.

일단 작년 시작한 담뱃값 인상과 금연구역 확대는 흡연율 하락이라는 성과를 낸것으로 평가된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계한 작년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39.3%로 전년보다 3.8%포인트나 떨어졌다. 흡연율이 50%대에서 40%대로 낮아진 것은 2006년으로, 다시 30%대에 집입하는 데에는 9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힘들게 흡연율이 30%대로 내려왔지만 정부 목표인 ‘2020년 성인남성 흡연율 29%’를 달성하기는 만만치 않다.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5년간 매년 2%씩은 흡연율이 떨어져야 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의 흡연국가다. 2013년 기준 한국의 만 15세 이상 남성 흡연율은 36.2%로 OECD 평균 24.4%보다 11.8%포인트나 높았다.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정부가 흡연율 하락에도 다양한 비가격 금연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흡연율 하락에 비가격 정책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보면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율이 떨어진 뒤에도 제대로 된 비가격 정책이 동반되지 않아 하락세가 꺾인 경우가 있었다. 2004년 말 담뱃값 인상(2000원→2500원) 후 57.8%에 이르던 성인 남성의 흡연율(2004년 9월)은 44.1%(2006년 12월)까지 13%포인트 이상 떨어졌지만, 비가격 정책이 함께 실시되지 않아 2008년 47.7%, 2009년 46.9%, 2010년 48.3%, 2011년 47.3% 등으로 한동안 답보 상태가 계속됐다.

이후 2012년 공중이용시설 금연구역 전면 확대 같은 비가격 정책이 시작되면서 비로소 흡연율이 다시 떨어졌다. 2012년 흡연율은 43.7%로 낮아졌고 이후 담뱃값 인상 직전인 2014년까지 40%대 초반대가 유지됐다.

비가격 금연 정책의 효과는 과거 코미디언 고 이주일씨의 TV 광고 사례만 봐도 명확하다. 2002년 방송된 폐암에 걸린 이주일씨가 출연해 담배를 피워 온 과거를 후회하는 모습을 담은 광고가 방송되면서 금연신드롬이 일었고 흡연율은 60%대에서 50%대로 떨어졌다. 성창현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가격 (금연) 정책은 가격에 순응되면 무뎌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비가격 정책도 함께 강화해야 흡연율을 목표대로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며 “흡연 경고그림이나 판촉·광고 규제가 해외에서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관련 정책이 내년, 내후년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흡연율 하락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dewkim@her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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