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분양권 불법전매 의혹 조사 나설듯
“다들 내색은 안 하고 있지만 마음 졸이는 있는 직원들 여럿 될 겁니다”
검찰이 정부 세종청사로 내려온 일부 공무원들의 분양권 불법 전매 의혹을 조사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2일 한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고위공무원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당첨된 아파트 분양권을 팔아 차익을 남긴다는 소문은 예전부터 있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검찰은 최근 세종시 부동산중개업소 6곳을 압수수색해 아파트 분양권을 사고 판 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들과 세종시 중개업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금껏 세종시에서 적용되는 주택 공급규칙은 이전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초기 정착민들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탓에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이 나왔다. 세종시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100%가 매매나 전세로 ‘2년 이상 거주한 거주자’에게 우선 배정됐다. 거주기간이 2년 미만인 사람이나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청약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당첨되긴 어려운 구조였다.
이후 공무원 가운데 일부가 분양권을 전매하면서 적잖은 시세 차익을 올린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2012~2013년 사이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을 활용해 이미 아파트를 분양받았음에도 거주자우선제도를 활용해 다른 아파트를 재차 당첨받은 것이다. 논란이 일자 국토부는 2014년 3월부터 1년에 그쳤던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3년으로 늘렸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매기간을 채우지 않거나, 다운계약서를 쓰는 방식으로 위법을 저지른 사례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 세종시청과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아파트를 분양받은 공무원 9900명 가운데 6198명만 실제 입주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올 초엔 전매가 금지된 기간에 분양권을 판 공무원 9명이 적발됐다.
이는 세종시 아파트 몸값이 해를 거듭하면서 치솟은 게 영향을 줬다. 덩달아 분양권에 붙는 ‘웃돈(프리미엄)’이 커지면서 분양권을 팔아 차익을 남기는 게 매력적인 투자로 급부상한 것이다.
실제 행복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세종시에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수십대 1을 기록했다. 청약이 치열하자 분양권엔 수천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2014년 말 분양된 2-2생활권에 들어서는 한 단지는 웃돈이 최대 1억원을 찍기도 했다.
현지 중개업계는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세종시 보람동 A공인 대표는 “세종시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70~80%는 당장 집을 살 계획이 없어도 청약에 나서서 당첨된 분양권을 되 파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부처 공무원들도 적지 잖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솔동 B공인 관계자는 “세종시 내 미분양 아파트가 1가구도 없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이라며 “세종 분양시장이 ‘돈 된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다른 지역의 공인중개사들도 세종시 분양권 전매에 뛰어든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공무원과 기존 주민들이 아파트 당첨을 사실상 독점하며 세종시 분양시장이 ‘진흙탕’이 됐다는 지적이 커지자 국토교통부와 행복청은 지난 3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마련했다. 타지역 사람들과 2년 미만 거주자들의 당첨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박준규 기자/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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