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은행 거래 10건 가운데 창구에서 서로 얼굴을 보고 거래를 하는 이른바 ‘대면거래’의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에서 대면거래의 비중은 10.8%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저치다.
그리고 비대면거래에서도 시대의 변화 흐름이 읽혀진다. 그동안 비대면거래의 절대 비중을 점하던 CD/ATM 거래의 비중을 인터넷뱅킹이 추월할 것. 이는 지난해 12월 역전됐으며, 올해 1분기에 그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비대면 거래에서 CD/ATM 거래의 비중은 37.9%였으며, 인터넷뱅킹의 비중은 40.1%에 달한다. 인터넷뱅킹 거래가 40%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비대면거래의 확산은 은행 점포의 다이어트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은행장들이 신년사에 “올해에는 점포를 00개 늘릴 것이다”라는 다짐은 이에 흘러간 옛 이야기가 되버린 것.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국내 은행들의 점포 운영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점포수는 2012년을 정점으로 감소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3년 간 감소한 점포수가 420여 개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은 점포수를 크게 줄이지 않고 있는 반면, 시중은행이 점포수를 집중적으로 줄이고 있다. 시중은행은 최근 3년간 매년 100개 이상의 점포를 줄여나가며, 3년 사이 약 400여 개의 점포가 감소했다. 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약 200여 개, KEB하나은행이 70개 줄였다.
더구나 올해 연말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시작하면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 점포의 위기 속에 은행들은 특화점포를 내세우며 나름의 생존책을 강구 중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점포 형태로는 결코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이를 가능케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은행 영업점과 커피숍이 결합한 형태의 점포를 처음 선보였다. 지난 3월 ‘폴바셋’과 협업한 ‘동부이촌동지점 카페 인 브랜치’를 오픈했다. 한 공간에 은행 창구와 커피숍이 함께 있는 구조로 고객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고 은행은 추가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은행은 연내 제빵 브랜드와 손잡고 이와 유사한 복합점포를 낼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은퇴 고객을 위한 VIP라운지를 확대하고 있다. 전국 850여개 VIP라운지에서 은퇴 설계와 관련된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확충했다. 은퇴설계전문가(ARPS), 공인자산관리(FP) 등의 자격을 보유한 직원을 전면 배치해 전문성을 끌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해 은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어 하나금융그룹은 자산 관리라는 강점을 내세워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외국인 자산가 대상 PB센터라는 시도에 나섰다. 지난해 6월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중국인 자산가 대상 ‘인터내셔널 PB센터’가 중심이다. 중국 문화권을 반영한 인테리어, 중국어에 능통한 PB 배치로 중국인 ‘큰손’의 마음잡기에 주력했다. 하나금융은 향후 인터내셔널 PB센터를 추가 출점해 외국인 대상 자산 관리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신한은행은 20대 고객을 위한 점포를 만들었다. 경희대, 홍익대 등 대학가에 무인점포 기반의 스마트브랜치 ‘S20 스마트폰’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 수는 적지만 화상 상담을 통한 금융거래가 가능하다. 체크카드 발급, 통장 개설, 적금ㆍ펀드 가입 등 대부분의 거래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대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무료 프린트ㆍ스캔 서비스, 학과ㆍ동아리 홍보영상 상영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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