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한 쪽에서는 대화를 요구하면서 한 쪽에서는 도발을 준비하는 양면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북한은 지난 20일 국방위원회 공개 서한을 통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군사회담 언급에 지체없이 화답하라고 촉구한 뒤 인민무력부 통지문, 김기남 노동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담화, 원동연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담화, 김완수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장 담화 등을 통해 파상적으로 대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은 적극적으로 대화를 제의한 지 불과 1주일여 만인 31일 기습적으로 미사일 발사에 나섰다.
남측에 유화적인 제스쳐를 보이는 한편, 기습 도발을 감행하는 기존의 패턴을 답습한 것.
지난 21일 북한 인민무력부는 통지문에서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쌍방 사이의 군사적 신뢰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 북남 군사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을 5월말 또는 6월초에 편리한 날짜와 장소에서 가지자는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김기남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도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은 정치군사적 도발과 전쟁연습을 비롯해 우리를 자극하는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여야하며 진실로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가 있다면 더 이상 불순한 목적을 추구하지 말고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대화와 협상의 마당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 공세를 펼치던 북한은 지난 27일 오전 7시 30분경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단속정과 어선이 돌연 NLL(북방한계선)을 침범하며 도발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 군이 경고통신에 이어 40㎜ 함포 5발로 경고사격을 하자 북한 단속정과 어선은 7시 38분께 NLL 북쪽으로 되돌아갔다
곧이어 북한은 억지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27일 서해상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조선중앙TV 중대보도 발표 형식으로 “남조선 괴뢰군부 깡패들이 아군 해군 함정에 무차별적인 포사격을 가하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행위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합참은 여기에 “억지 주장”이라고 응수했고, 이에 대해 북한군 총참모부가 28일 통첩장을 통해 “한 문의 포도 장비하지 않은 연락선을 대상으로 감행된 군사적 망동은 철두철미 북남 관계를 악화시키고 조선반도의 긴장 상태를 더욱 격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계획적인 흉계”라며 말싸움을 이어갔다.
30일에는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북한군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31일 새벽 북한은 기습적인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미사일 종류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일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최근 무수단 미사일을 3차례나 발사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장사정포(사거리 약 60㎞ 내외)로 불리는 240㎜ 방사포와 170㎜ 자주포, 최근 개발한 300㎜ 대구경 신형 방사포(사거리 약 200㎞), 스커드 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300~700㎞) 노동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약 1300㎞) 등을 잇따라 발사하며 무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다음 단계로 사거리 약 3500㎞인 무수단 미사일 발사 성공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31일 “북한은 지난 3월 15일 김정은 위원장이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라’는 지시에 따라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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