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선생은 1592년에 발발한 임진왜란을 극복했던 영의정이고, 화산 권주 선생은 1504년에 일어난 갑자사화로 희생되었다가 신원되었던 경상관찰사이며, 김관용 선생은 2016년 현재 경북도지사이다. 김지사의 리더십으로 경북도청이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되었다.
지난 10일 헤럴드경제가 단독 보도한 ‘역사공원 조성 위해 역사 없애는 경북도개발공사’ 기사를 서애가 읽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궁금하다. 경북도개발공사가 서애 류성룡 임란각을 건립할 “역사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한국의 12번째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던 ‘유교책판’ 중 270여장의 목판을 쓴 화산 권주의 묘소를 강제로 이전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서애 류성룡과 화산 권주는 퇴계 이황과 교육으로 연결된 역사문화스토리가 있다. 서애 류성룡은 퇴계 이황에게 배웠고, 퇴계는 화산 권주의 아들인 권질 선생으로부터 배웠다. 장인인 권질로부터 물려받은 퇴계의 집이 필동에 있었기에 필동을 지나는 도로를 퇴계로라고 명명했다.
경북도개발공사는 역사공원을 조성하면서 역사적 의미가 있는 화산 선생의 역사흔적을 훼손하려고 하고 있다. 토지수용 특별법이란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경북도개발공사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화산신도비와 화산이 강의했던 선원강당은 그대로 두고 화산의 묘소만 이장하라고 요구하는 모순을 들어내어 화산문중과 지역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서애를 기리는 역사공원을 만들면서 화산의 유적을 온전히 보전하지 않게 되면, 서애와 화산과 퇴계가 연결되는 역사문화스토리를 소멸시키는 우(愚)를 범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갈등과 분열을 야기 시킬 우려가 있다.
이는 갈등과 분열이 아닌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한 서애가 원하는 바가 아닐 것이다. 차제에 공직자들은 백성이 즐거운 마음으로 따르도록 만드는 서애의 리더십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 서애의 ‘징비록’에서 찾을 수 있는 공직수행 리더십 7가지 역량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명과 왜의 조선 분할 획책을 분쇄하고, 명의 조선 직할 통치 시도를 봉쇄한 독립자강(獨立自彊)의 국가 비전을 제시한 역량이다.
둘째, 임진왜란을 극복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순신 장군과 권율장군을 발탁한 인사역량이다.
셋째, 군국기무(軍國機務)로 안보불감증을 경고하고 정예군을 길러 나라를 지킨다는 정병주의를 실현하며 여진족 누르하치의 발흥에 대비한 선제적 국방전략 수립역량이다.
넷째, 선조가 의주에서 명으로 피난가려고 하자 “조선 땅에서 한걸음이라도 벗어나면 그 순간부터 조선은 우리나라가 아니다”라고 설득하여 망명을 막고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후퇴하려고 하자 “조선은 분할되고 요동이 위협받는다”고 설득하여 후퇴를 막은 소통역량이다.
다섯째, 임진왜란중인 1593년 4월에 왜는 명에게 조선 8도중에서 남쪽 4도의 분할을 요구하는 비밀강화협상을 했고 명은 한강 이북의 북쪽 4도를 차지하여 요동방어의 울타리로 사용하려했지만, 명 황제의 기패(旗牌) 참배를 거부하며 이를 저지하여 위기를 돌파한 외교역량이다.
여섯째, 백성이 즐거운 마음으로 따르도록 만드는 사회통합 정책역량이다. 약탈로 군량미를 확보하는 악습을 없애고 공명첩으로 군량미를 조달하여 민심을 얻었다. 훈련도감을 설치하고 대동수미법을 실시하여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 사회통합 정책역량을 보여주었다.
일곱째, 물러설 때를 알고 후대를 교육하는 역량이다. 영의정에서 파직된 다음 날 서울을 떠나 하회로 가서 임금의 부름을 사양하고 저술 활동을 하며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에 전념하였다.
이 논란을 계기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역사문화스토리가 있는 장소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정책을 확산한다면 관광대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고, 교육부가 학생들에게 국난극복 리더십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한다면 안보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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