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한국인 혈통임을 주장하며 특별귀화까지 추진했던 여자 프로농구 KEB하나외환 첼시 리(27)가 결국 혈통 사기로 판명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시즌 ‘해외동포 선수’ 자격으로 활약하며 신인상까지 수상했던 터라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는 15일 첼시 리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과 법무부에 제출했던 자신과 아버지의 출생증명서가 서류가 위조된 것이라 결론 내렸다.
첼시 리는 미국에서 태어나 4살 때 입양돼 자신도 한국계임을 몰랐지만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할머니가 한국인임을 알게 됐다고 주장해 왔다. 부모 또는 조부모가 한국 사람이면 ‘해외동포 선수’ 자격을 부여해 국내 선수처럼 뛸 수 있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규정을 통해 지난해 한국 무대를 밟았다. 타 구단에서 서류 조작 의혹을 제기했지만 별 문제없이 선수등록을 마쳤고, 지난 시즌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15.2득점, 10.4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득점, 리바운드, 2점 야투, 신인상 등을 휩쓸었다. 하위권에 있던 KEB하나외환은 지난시즌 준우승했다.
대한농구협회는 첼시 리의 활약에 고무돼 농구 우수인재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로 선정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귀화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혈통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의 검토 과정에서 서류 위조가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난 것. 검찰 수사 결과 첼시 리가 아버지라고 주장한 사람은 실존하지 않고, 할머니라 주장한 사람에게는 아들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KEB하나은행은 “검찰에서 발표한 ‘첼시 리 문서 위조 사건’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구단은 앞으로 첼시 리와 그의 에이전트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 사건이 최종적으로 문서 위조로 판명된다면 장승철 구단주는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첼시 리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하나은행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지 못했고 5월 말 임의탈퇴 선수로 처리됐다. 검찰은 첼시 리가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어 미국 사법당국에 진술 청취를 위한 형사사법 공조를 요청하고, 답이 올 때까지 시한부 기소중지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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