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만나자” 전 여자친구 불러내 살해한 20대, 징역 30년 확정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협박한 끝에 살해한 20대에게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피해자는 25세에 불과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살인, 스토킹처벌법 위반, 협박 등 혐의를 받은 A씨에 대해 이같이 판시했다. 대법원은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경기 안산시의 한 모텔에서 전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2개월 전 피해자와 헤어졌음에도 481회에 걸쳐 전화를 거는 등 스토킹했다. 전 여자친구의 가족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보내겠다며 협박한 혐의도 적용됐다.

범행 당일, A씨는 피해자에게 “마지막으로 만나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만나주지 않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처럼 말했다. A씨는 피해자가 대출을 받아 빌려준 500만원도 일주일 내로 갚겠다고 했다. 그렇게 피해자를 불러낸 뒤 살해했다.

살인 후 A씨는 곧바로 자수하지 않았다. 그는 모텔 숙박을 연장하며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챙겨 달아났다. 입실할 때 쓰지 않았던 모자를 쓴 상태였다. 이후 “여자친구와 싸웠는데 호흡하지 않는 것 같다”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 직후 A씨는 피해자의 휴대폰을 버렸지만 약 2시간 뒤 경찰에 체포됐다.

1심과 2심은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부장 남천규)는 지난 2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30년을 택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겪었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공포감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피고인(A씨)이 법정에서 보인 태도를 보면 범행에 대한 진지한 뉘우침과 반성이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양형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폭력 성향의 범죄 전력이 다수 있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을 맡은 수원고법 형사2-2부(부장 김종우 박광서 김민기)는 “1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징역 30년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2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징역 30년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