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성산동 2개 사업장 7가구 피해 확인…10월부터 보증금 환급
부실 업체 계약 해지·건물 SH 매입 추진, 재발 방지를 위해 보증보험 의무화
국토부 전세 사기 매입 방식과 유사, 공공기관 직접 운영으로 신뢰 회복 시험대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서울시가 사회주택 일부 사업장에서 발생한 보증금 미반환 사태에 대해 피해 입주민에게 보증금을 먼저 지급하고, 문제 사업장은 계약 해지 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직영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전세 사기 피해 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직영하는 구조와 유사한 해법이며, 최근 몇몇 청년안심주택 보증금 미반환 문제에도 같은 보호 대책이 강구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장위동·성산동 사회주택 2곳에서 발생한 피해 7가구, 총 3억4400만원 규모의 보증금 미반환 문제에서 출발했다. 시와 SH는 이르면 10월부터 입주민에게 보증금을 선지급하고, 이후 사업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기존에는 입주민이 직접 소송을 통해 권리를 되찾아야 했던 복잡한 절차를 공공이 대신 떠맡아 ‘피해자 즉각 보호’라는 원칙을 세운 셈이다.
해당 피해 사례로 사회주택의 구조적 문제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사회주택의 토지는 SH 소유, 건물은 민간사업자가 짓는 방식으로 공급됐다. 하지만 자기자본이 부족한 일부 사업자가 임대료 수익성마저 낮아지면서, 보증금 반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특히 건물과 토지 소유자가 달라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점이 입주민 보호의 사각지대로 지적됐다.
서울시는 이번 기회에 부실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SH가 해당 건물을 매입해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가동하기로 했다. 나아가 향후 사회주택 사업자에 대해선 2년 내 보증보험 의무가입을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재무상태 점검·보증금 관리 현황 모니터링을 정례화하고, 평가 결과를 온라인으로 공개해 투명성을 높인다.
이번 조치는 국토부의 전세 사기 대응 정책·서울시의 청년안심주택 보증금 미반환 사태 해결책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이미 LH가 경매 등을 통해 피해주택을 매입해 직영하는 구조를 가동 중이다.
서울시의 사회주택 직영 전환은 같은 방식의 ‘공공기관 직접 책임관리’ 모델을 사회주택 영역에 확대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민간사업자 의존 구조의 한계를 공공이 보완하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회주택 문제 사업장의 경우 토지와 건물이 분리됐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문제 사업장의 경우 빠르게 건물을 매입해, 입주민들의 최대 불안요소인 보증금 미환급 문제를 해결하고 세입자를 보호하는 게 가장 빠른 최선의 대책”이라고 했다.
다만 한계도 있다. 현재 선지급 보증금은 피해 세대 수요 조사에 따른 150억원 규모의 기금 내 가용재원에서 충당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사회주택 구조 자체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유사한 문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이미 건물 자체가 가압류 상태에 놓인 경우가 많아, 단순 보증금 선지급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압류 등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계획을 마련 중이다”며 “현재는 큰 틀에서 즉시 대응 방향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입주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이번 대책을 추진해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재발 방지 대책과 공공의 관리 체계를 통해 사회주택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jookapook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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