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시장이 전망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내 금리동결 또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에서도 오는 15~16일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포함해 연내 1~2차례 금리인상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현송 한국은행총재도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물가상승률과 한국의 강력한 경제성장률을 근거로 기준금리 인상으로의 “갈 길이 명확하다”고 거듭 밝혔다. 이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 못 하는 국내 ‘한계기업’ 비중이 40%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이 많은 기업은 금리인상기 부실 위험이 더욱 커지고 이로 인한 금융권의 리스크 전이 가능성도 높아진다. 우리 경제에 켜진 ‘경고등’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는 반도체 호황의 명과 암을 그대로 드러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필두로 한 반도체 대기업의 고실적으로 전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상승했으나 전체 기업의 매출증가율은 전년 대비 하락해 성장성 둔화의 뚜렷한 흐름을 보여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확대됐고, 한계기업 비중은 높아졌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3만4456개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2%로 전년(5.4%)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전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전년과 동일한 4.9%였다. 대기업(5.6→6.6%)은 올랐지만, 중소기업(4.8→4.6%)은 오히려 떨어졌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24년 4.2%에서 지난해 2.5%로 하락했으며, 한계기업 비중은 38.5%에서 39.9%로 높아졌다. 이는 반도체 쏠림과 기업 규모·업종별 매출·영업이익 양극화라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서 기인한다. 특히 기업 10곳 중 4곳이 영업활동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돈이 비생산적인 부문에 묶이는 산업·금융 구조의 비효율성을 드러낸다.
전방위적인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 먼저 회생 가능 기업에는 신속한 재건 경로를, 존속 가능성이 없는 기업에는 명확한 퇴로를 열어주는 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정책금융의 선별성도 강화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보증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가장 많은 나라다. 자본시장의 상장·퇴출 기준도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대하고 성장·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엔 인공지능(AI) 전환 국가적 지원을 확대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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