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연구소, 종부세 개편 전후 주택 보유구조 분석

다주택에서 1주택으로 전환 32만8000명

“고가 1주택 세금 공제·감면 축소해야”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 등이 혼재된 서울 강남 일대 전경 [연합]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 등이 혼재된 서울 강남 일대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다주택자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실효세율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2021년 다주택에서 1주택으로 갈아탄 사람이 32만800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수에 따라 세 부담을 크게 차등하는 현행 종부세 체계가 다주택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산을 고가 1주택에 집중시키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에 보유세를 주택 수보다 자산가치 중심으로 개편하고 고가 1주택에 대한 공제·감면도 손질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3일 나라살림연구소가 국세청과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2015~2024년 종부세 실효세율과 주택 보유구조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종부세 개편이 본격 반영된 2021년 다주택자의 종부세 실효세율은 1.21%로 전년(0.59%)의 두 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반면 1주택자의 실효세율은 같은 기간 0.30%에서 0.50%로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와 1주택자의 실효세율 격차는 2020년 0.29%포인트에서 2021년 0.71%포인트로 확대됐다. 이는 분석 대상 기간 중 가장 큰 격차다.

이런 차이는 당시 세제 개편 방향과 맞물려 있다. 다주택자 최고세율은 6%까지 인상되고 세 부담 상한도 최대 300%로 확대된 반면, 1세대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확대됐고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한도도 80%까지 높아졌다. 이후 다주택 중과는 일부 완화됐지만 1주택 기본공제는 12억원으로 더 확대됐다.

이처럼 자산 규모가 비슷해도 여러 채를 보유하면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반면,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면 각종 공제와 세액감면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똘똘한 한 채’를 유인했다는 것이 이번 분석의 핵심이다. 고가 1주택에 대한 세제상 우대가 유지되는 한 다주택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자산 집중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주택 보유구조도 이 같은 흐름을 보였다. 세 부담 격차가 가장 커진 2021년 전국 1주택자는 전년보다 43만8936명 증가한 반면 다주택자는 4만6393명 감소했다. 개인별 보유 이력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다주택에서 1주택으로 전환한 사람은 32만8000명으로, 1주택에서 다주택으로 이동한 28만3000명보다 4만5000명 많았다. 최근 5년 가운데 다주택에서 1주택으로 이동한 사람이 더 많았던 시기는 이 기간이 유일했다.

서울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했다. 전국 다주택자가 2.0% 감소한 2021년 서울 다주택자는 3.83% 줄어 감소 폭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 전역이 2017년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다주택 중과의 영향을 다른 지역보다 먼저, 더 크게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를 종부세 개편만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2020년 전후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개편, 대출 규제, 주택가격 상승 등 다른 정책과 시장 여건도 함께 영향을 미쳤고, 국세청의 보유주택 수별 종부세 통계가 개인과 법인을 구분하지 않아 개인 다주택자 중과와 법인 과세 강화의 영향을 분리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보고서는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다주택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자산이 수도권 고가주택으로 계속 집중돼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보유세를 주택 수보다 보유 자산의 가치에 따라 매기는 방향으로 개편하고, 고가·초고가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공제·감면도 단계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도 고가 1주택에 대한 세 부담 조정을 포함한 부동산 세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국민대토론회’를 주재하고 부동산 불로소득과 투기 수요 차단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 보호 원칙은 유지하되 초고가 1주택의 보유세 부담을 높이고, 양도소득세는 단순 보유보다 실제 거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말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다음 달 추가 주택공급 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