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공급 늘린다지만, 원룸 위주 공급 전망
시장은 초소형보다 중형 이상 오피스텔 선호
“호수 늘리기로는 한계, 양보다 주거의 질 따져야”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정부가 주택 공급의 한 축으로 공실 상가·오피스와 지식산업센터 등을 원룸이나 오피스텔로 전환해 공급하는 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오피스텔 시장 수요가 중대형에 집중되면서 공급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대형 오피스텔 평균값이 14억원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도심 내 비어있는 상가나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을 원룸이나 오피스텔로 바꿔 향후 2년간 1만5000호, 2030년까지 3만3000호 이상 공급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기존 업무시설을 주거시설로 전환하는 방식은 건물 구조상 넓은 전용면적과 분리된 침실, 충분한 채광·환기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오피스텔은 규모에 따라 매매가격 흐름이 양극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7월 월간 오피스텔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02% 하락했다. 면적별로는 초소형(30㎡ 이하, 전용면적 기준)이 0.20%, 소형(30㎡ 초과 40㎡ 이하)이 0.04% 내렸다. 반면 중대형(60㎡ 초과 85㎡ 이하)은 0.10%, 대형(85㎡ 초과)은 0.23% 상승했다. 중형은 보합을 기록했다.
평균 매매가격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서울 초소형 오피스텔은 지난달 1억8835만원에서 이달 1억8783만원으로 52만원, 소형은 2억4731만원에서 2억4721만원으로 10만원 하락했다.
하지만 중형은 4억4117만8000원에서 4억4118만원으로 소폭 올랐고, 중대형은 6억8259만원에서 6억8330만원으로 71만원 상승했다. 대형은 13억8160만원에서 13억8484만원으로 한 달 새 324만원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장기 흐름에서도 면적별 격차가 뚜렷하다. 서울 대형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8.97%, 중대형은 3.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초소형은 1.00%, 소형은 0.17% 하락했다. 아파트 가격과 전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2~3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중대형 오피스텔은 대체 주거상품으로 부상했지만, 원룸형 상품은 환금성 부담 등으로 매매 수요가 살아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용산구 한강로2가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같은 오피스텔 단지에서도 소형보다 대형 평형을 찾는 수요가 더 많다”며 “업무지구 인근 역세권 오피스텔의 주요 수요층은 20~30대로 입지 뿐 아니라, 주거 쾌적성과 공간 활용도를 따져 더 넓은 평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숫자 중심의 공급 목표만으론 실질적인 주택 공급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급 물량으로서 실효성을 가지려면 일정 수준의 주거 면적이 확보돼야 한다”며 “단순히 목표 호수에 맞춰 공급한다면 양적인 실적은 달성할 수 있어도 질적인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청년 1명만을 전제로 한 원룸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며 “두 사람이 함께 거주하려면 적어도 방 두 개를 갖춘 주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급 효과를 위해 오피스텔 취득세와 주택 수 산정 등 구조적인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피스텔은 취득할 때 실제 사용 목적과 관계없이 업무시설로 분류돼 취득세 4%에 지방교육세 등을 더한 통상 4.6%의 세율이 적용된다. 취득 후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양도소득세와 주택 수 산정에서는 주택으로 취급될 수 있어, 살 때는 비주택이고 보유할 때는 주택으로 간주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오피스텔 취득세부터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을 통해 임대차 시장 안정을 추진하면서도 주거용과 업무용을 가리지 않고 취득세 4%를 적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qu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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