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서 활동 ‘행정 감시자’, 2개월 전에 정치인으로
“정책, 숫자서 시작…‘예산 전문가’ 장점 살려 구민 행복감 높일 것
정비사업에 속도…‘강북형 정비사업 신속 추진 지원단’ 신설
동부선, 도시 경쟁력 높일 중요한 교통축…데이터로 市 설득
‘구청장 직통문자 민원’ 운영…출퇴근길 구민 목소리 들을 것”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정창수 서울 강북구청장은 지역 정치권에서 6·3 지방선거 이변 당선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됐다. 본인조차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자신이 구청장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을 정도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나라살림연구소 등 주로 시민사회 분야에서 행정에 대한 감시자로 활동하다 180도 위치가 바뀐 셈이다.
정 구청장은 지난달 23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결혼 이후 16년 동안 강북구에서 생활하면서 느꼈던 삶의 불편함과 필요한 정책 등을 이제 구청장의 위치에서 하나하나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런 변화를 위해 정 구청장은 예산 전문가라는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보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강북구민의 행복감을 높이는 역할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강북구청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구민 여러분의 선택에는 강북구가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는 기대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달라는 간절한 바람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한 마음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16년 동안 강북구에서 주민들과 같은 일상을 살며 출퇴근길의 불편도, 오래된 주거환경에 대한 아쉬움도,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바라는 마음도 함께 느껴왔다. 선거 기간 현장을 다니며 구민 여러분께 들은 말씀은 저마다 달랐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하나, ‘강북을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예산과 정책을 연구하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 여러분이 원하는 변화를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 가고 가시적인 결과를 내는 것이 저에게 맡겨진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한다.
-민선 9기 강북구정의 핵심 키워드는.
▶‘주민 행복’이다. ‘강북구에 살아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도시, 강북구민이라는 사실이 자부심이 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제가 구정을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다. 민선 9기 구정의 운영 원칙은 ‘소통·실용·성과’다. 주민들이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동쪽에 있는 흙을 서쪽으로 퍼 나르는 행위를 해도 돈은 쓰게 되지만 그 돈을 다른 곳에, 예를 들어 교육에 쓰든 미래를 위해서 쓰든 사람들이 지금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쓰면 그게 바로 성과이고 실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 저는 지표와 성과 목표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를 위해 이달 구정 만족도 조사를, 내년에는 사회지표 조사를 실시할 거다. 매년 조사를 해서 사람들이 어디에 만족하고 불만족하는지 파악해 정책의 방향을 맞추겠다. ‘정책은 숫자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주민의 목소리와 객관적인 데이터를 함께 살펴야 무엇을 먼저 해결하고 어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지 가장 정확한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정된 예산과 행정력은 가장 필요한 곳에 집중하고 효과가 낮거나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사업은 과감히 재검토하겠다.
-앞으로 4년 동안 강북의 도시 경쟁력을 높일 가장 중요한 과제는.
▶강북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주여건을 개선해 주민이 계속 살고 싶고 젊은 세대가 찾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핵심은 도시정비를 촉진하고 공공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있다. 현재 강북구에서는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역세권 정비사업 등 총 133개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강북의 도시 구조를 새롭게 바꿀 중요한 시기다. 이를 위해 지난달 10일 기존 재개발·재건축지원단의 인력과 기능을 대폭 확대해 ‘강북형 정비사업 신속 추진 지원단’을 신설했다. 신속 추진 지원단을 중심으로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사업별 여건을 자세히 살피고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과 신속한 인허가 지원, 사업성 검토와 시뮬레이션, 민간 전문가 자문까지 연계하는 원스톱 지원 체계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겠다.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기부채납이다. 무질서하게 개발하지 않고 종합적인 계획을 세워 강북구에 필요한 시설을 중심으로 채워 나갈 계획이다. 기부채납은 건물의 일부를 받는 것보다 땅을 받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조사 중인데 그런 땅에 중요한 공공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이 과제다. 주거 정비는 정비대로 빨리 진행돼야 되지만, 정비가 됐을 때에도 공공 인프라가 같은 수준에 있어야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주거 정비와 함께 교통도 중요한 공공 인프라일 것 같다.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통인프라 개선도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교통은 단순히 이동을 편리하게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주민의 일상과 도시 경쟁력을 함께 바꾸는 핵심 인프라다. 가장 먼저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동북선 개통이다. 현재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남은 공정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리해 계획된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개통될 수 있도록 서울시·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 동시에 기존 교통시설의 이용 편의를 높이는 일도 추진해 나가겠다. 많은 주민이 이용하는 4호선은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 이동편의시설을 확충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관계기관에 적극 건의하고 협력할 계획이다. 공약으로 내세운 동부선은 강북구의 장기적인 도시 경쟁력을 높일 중요한 교통축이다. 4년 전에 경제성평가(B/C) 분석을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파트 재개발 등 새롭게 확정된 곳들이 많아져, 포함시키면 경제성이 훨씬 높게 나올 거다. 그때 0.8이었는데, 현재에는 1.0을 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교통망 개선은 정치적 압박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확실한 데이터를 근거로 서울시를 설득하겠다.
-강북구가 ‘살고 싶은 도시’ ‘찾고 싶은 도시’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변화는.
▶인구 감소를 극복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지금 살고 있는 주민들이 계속 머물고 싶고, 새로운 세대가 찾아와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주거와 교통은 물론 교육과 돌봄, 문화와 체육, 복지까지 일상을 뒷받침하는 정주여건을 촘촘하게 갖춰야 한다. 특히 젊은 세대가 거주지를 선택하고 정착하는 데 교육환경은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강북구 최초로 ‘교육발전지원계획’을 수립해 교육정책의 중장기 방향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교육지원 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강북구의 여건과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고려한 교육정책을 지속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주민의 의견을 구정에 담아낼 계획인가.
▶주민의 관심과 참여가 좋은 구정을 만드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행정이 주민의 삶을 제대로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주민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과 만나는 방식부터 바꾸고 있다. 구민 누구나 문자메시지 한 통으로 생활 속 불편, 민원, 정책 아이디어를 구청장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구청장 직통문자 민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 틈틈이 시간을 내서 출퇴근 시간에 주요 역사와 교차로를 찾아 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 주민을 기다리기보다 주민이 생활하는 현장으로 먼저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출퇴근 현장 인사는 임기 내내 꾸준히 이어가며 주민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들을 예정이다. 구청장의 역할은 주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폭넓게 듣고, 이를 구정에 책임 있게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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