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동료간 많은 상호작용, 진짜 집안싸움”
전쟁발 유가 변동성에 2% 물가 목표 재강조
시장은 연준의 물가대응 의지에 의구심 표출
30년물 국채금리 5.2% 돌파 19년만에 최고
금리선물 시장 “9월 금리인상 가능성 72%”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3명이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매파적 동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오직 2%의 물가 목표만 존재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인플레이션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물가관리 대응에 의문을 표하며 30년물 미 국채금리가 19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고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반영했다.
워시 의장은 이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일부 가계, 기업, 시장 전문가들에게 지난 5년 간의 고물가로 연준의 암묵적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2%보다 높다는, 털어내기 힘든 잘못된 인상을 남겼다”며 “완화된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위원회의 감시하에서는 없다”며 “오직 단 하나의 목표만이 존재하며, 그것은 (물가상승률) 2%”라고 말했다. 이어 “FOMC 위원 누구도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새로운 장을 시작했으며, 목표치를 상회한 5년 이상의 인플레이션이 9주 만에 혹은 한 달간의 완만한 물가 하락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은 베스 해맥(클리블랜드), 닐 카슈카리(미니애폴리스), 로리 로건(댈러스) 등 3명이다. 이들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며 동결 결정에 반대했다. 한 방향으로 3명의 위원이 동시에 소수의견을 낸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워시 의장은 내부 이견에 대해 “제가 제대로 된 집안 싸움을 요청했었고 그렇게 됐다”며 “진짜 집안싸움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최소화한 이후 시장이 스스로 금리를 조정하는 기능을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시 의장은 “6월 FOMC 이후 명목·실질 국채금리가 모두 의미 있게 상승했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이제는 심판이 아니라 공을 보고 플레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또 “시장은 함께 움직이면서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고, 회의 사이 기간에 금융 여건을 긴축시켰다”며 “이는 연준이 목표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을 갖고 있다는 데 대해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전망에 정책이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시장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의 100%로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에 그는 “우리는 시장 가격에 제약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워시 의장은 “시장은 중요한 정보원이지만 그 정보를 참고할 뿐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이라고 부연했다.
또 “시장을 놀라게 하는 것이 연준의 목적은 아니다”라며 특정 경제지표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소비지출(PCE)을 비롯한 다양한 물가 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워시 의장의 발언을 다소 매파적으로 받아들였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했음에도 장기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뛰었고 주식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30년 만기 장기 국채 금리는 연 5.2%를 돌파하며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4.67%대로 상승했다. 장기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결국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장기채를 대거 내다 팔았다. 금리가 오르면 기존 장기채가 주는 고정 이자 매력이 떨어져 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기 손실을 피하기 위해 미리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 6월 공개한 경제전망(SEP)에서 중간값 기준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시장도 이번 회의를 계기로 9월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FOMC 결과 발표 직후 9월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약 72%로 반영했다. 정목희 기자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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