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조직 어려운 비정형 노동자 공적 안전망 구축
퇴직공제·권익보호·복지지원 한데 묶어 지원
9월까지 제도 구체화…연말까지 노사 논의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 등 노동조합을 만들기 어렵고 기존 사회안전망의 보호도 충분히 받지 못하는 비정형 노동자를 위한 별도의 공적 안전망 구축에 나선다.
퇴직공제를 중심으로 권익보호와 복지지원까지 한데 묶어 제공하는 가칭 ‘K-노동복지회의소’를 만드는 것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와 2022년 대선 후보 시절 제안했던 구상이다.
고용노동부는 21일 서울 중구 비즈허브 서울센터에서 ‘K-노동복지회의소 준비 작업반’ 첫 회의를 열고 제도 설계에 본격 착수했다.
K-노동복지회의소는 플랫폼 경제와 인공지능(AI) 확산 등으로 전통적인 고용관계 밖에서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특수고용직(특고), 플랫폼 종사자, 프리랜서 등 비정형 노동자에게 퇴직공제와 권익보호, 복지지원 등을 제공하는 새로운 공적 안전망 전달체계다.
기존 사회안전망은 특정 사업주와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자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사업장이나 플랫폼을 오가며 일하는 노무제공자는 사회보험이나 퇴직급여, 근로복지 등에서 상대적으로 보호받기 어렵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도 이날 “전통적인 고용관계는 해체되고 알고리즘과 비정형 노동이라는 새로운 관계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며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많은 일하는 사람이 사회보험과 퇴직급여, 근로복지 등 공적 안전망에서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복지회의소의 핵심 사업으로는 ‘퇴직공제’가 검토된다. 특정 사업장에 장기간 고용되지 않는 플랫폼 노동자나 프리랜서도 일한 경력과 소득을 개인 단위로 쌓아 퇴직공제와 각종 복지혜택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날 기조 발제를 맡은 박수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특고·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의 노동·복지 실태를 분석하면서 질병이나 휴가, 실업 등 ‘일하지 못하는 기간의 소득공백’을 개인이 부담하는 구조를 핵심 취약요인으로 꼽았다.
박 부연구위원은 여러 일자리와 플랫폼을 오가는 노무제공자의 특성을 고려하면 경력·소득과 복지혜택이 사업장이 아닌 개인을 중심으로 축적되고 연결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노동복지회의소와 함께 모든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도 추진한다. 김 장관은 노동복지회의소 구축을 사회안전망 차원의 국가적 프로젝트로,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을 법률적 차원의 프로젝트로 제시했다.
준비 작업반은 앞으로 노동복지회의소의 기능과 조직, 의사결정 거버넌스, 퇴직공제 사업 설계, 재원 조성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오는 9월까지 핵심 내용을 구체화한 뒤 노동계와 경영계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확대 포럼으로 재편해 연말까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인공지능과 플랫폼 경제로 대변되는 대전환의 시대, 비정형 노동이 확산되면서 더 이상 기존 제도의 틀을 넓히는 방식만으로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어렵다”며 “퇴직공제를 중심으로 복지지원, 권익보호 등을 아우르는 새로운 공적 안전망 전달체계로서 노동복지회의소 구축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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