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인적분할
기존 주주 양사 주식 비율 따라 모두 배정
각 사업에 맞는 속도로 독립 경영 단행
주주환원 강화·향후 주가에 미칠 영향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다. 회사를 인적분할해 신설법인 ‘카카오AI’와 존속법인 ‘카카오X’로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약 5년 전 17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현재 3만원대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이번 개편안이 장기간 이어진 ‘디스카운트’(저평가)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1일 카카오 주권의 유가증권시장 분할 재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카카오는 1995년 2월 설립돼 2017년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뒤 카카오톡 메신저 서비스를 중심으로 커머스·모빌리티·페이·뮤직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신청일 현재 김범수 창업자 등 97인이 보통주 23.99%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작년 연결기준 총자산 27조7835억원과 자기자본 15조2249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영업수익 8조991억원과 영업이익 7320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는 “신청회사는 카카오톡 기반의 인공지능(AI) 사업, 광고 등의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재상장 하는 반면 존속법인은 핀테크, 콘텐츠, 모빌리티 사업을 영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이며, 기존 주주는 이 비율에 따라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다. 회사는 오는 12월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1일 분할을 완료하고, 같은달 27일 카카오AI 재상장 및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번 분할 배경으로 사업 규모가 커지고 복잡도가 심화되면서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로는 각 사업별 전략을 속도감 있게 실행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점을 들었다.
카카오는 지난 2년여간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계열사를 대폭 줄이는 등 성장 사업 중심으로 거버넌스를 정비해왔다. 특히 이번 분할이 그 연장선에서 AI 시대 성장으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카카오가 이번 분할을 추진한 배경에는 오랜 밸류에이션 괴리에 대한 우려도 자리한다. 이달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부분합산가치평가(SOTP) 컨센서스 평균 기준, 카카오그룹의 잠재가치는 34조2000억원인 반면,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은 16조8000억원에 그쳤다. 무려 17조원이 넘는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다수 사업군이 한 회사 안에 뒤섞이면서 계열사 리스크가 그룹 전체로 전이됐고, 올해 2분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4.6%로, 주주요구수익률(COE·8.4%)을 지속적으로 밑돈 점도 이번 개편의 배경이 됐다.
인적분할에 대한 시장의 첫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발표가 있던 21일 카카오 주가는 7.49% 하락한 3만5800원에 마감됐다. 2021년 6월30일 기록한 역대 최고점(17만3000원)과 비교하면 80% 가까이 빠진 수준이다.
인적분할은 기존 회사의 주주들이 보유 지분율에 따라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도 나눠 갖는 방식의 기업 분할이다. 물적분할에 비해 주주권리 유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두 회사의 사업 재편과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변동성,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카카오가 이번 발표에서 주주환원 확대 계획도 함께 내놓은 만큼, 향후 주가 부양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AI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 카카오X는 두나무 지분 매각 차익을 활용해 분할 후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의 30%와 투자 차익의 30%도 주주환원 재원으로 투입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모바일 시대 카카오는 가보지 않은 길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혁신을 만들고 사용자의 일상을 바꿔 왔다”며 “AI 시대는 차원이 다른 민첩함을 요구하는 만큼, 카카오AI와 카카오X 두 개의 엔진으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해 그 성과가 주주와 이용자, 크루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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