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도봉구청장 ‘구청 사무실 호별 방문’ 혐의 검찰 송치…유동균 마포구청장 ‘사찰 사전선거운동’ 의혹 경찰 수사
선출직 공무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되면 당선무효…수사·재판 결과에 촉각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 선거법 위반은 선출직 정치인에게 치명적이다.
치열한 선거를 뚫고 구청장에 당선됐더라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서울 도봉구청장과 마포구청장에 각각 당선된 김동욱 구청장과 유동균 구청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거나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두 사람에게 제기된 의혹은 모두 유권자를 개별적으로 찾아가는 이른바 ‘호별 방문’ 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선거운동과 관련돼 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지난 13일 공직선거법상 호별 방문 제한 위반 혐의를 받는 김동욱 도봉구청장을 서울북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김 구청장은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5월 21일 오전 도봉구청 본청 2층부터 15층까지 각 부서 사무실을 차례로 방문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106조는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해 호별로 방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구청 사무실 방문이 법에서 금지한 ‘호별 방문’에 해당하는지는 방문 장소의 공개성, 출입 방식과 실제 발언 내용 등을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
김 구청장을 고발한 오언석 전 도봉구청장 측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인 지난 6월 16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오 전 구청장 측은 폐쇄회로(CC)TV 출입 기록과 엘리베이터 운행 기록, 부서별 직원 진술 등에 대한 증거보전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함에 따라 김 구청장의 사법적 운명은 검찰의 기소 여부와 향후 재판 결과에 달리게 됐다. 다만 검찰 송치가 곧 유죄나 기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에 선거운동복을 입고 사찰 법당에 들어가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유 구청장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는 것이 20일 문화일보 보도에 의해 밝혀졌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최근 유 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달 고발인 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 내용에 따르면 당시 더불어민주당 마포구청장 예비후보였던 유 구청장은 지난 4월 17일 마포구에 있는 한 사찰을 방문한 뒤 관련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고발인 측은 유 구청장이 선거운동 목적의 방문이 제한될 수 있는 종교시설 내부에서 선거운동을 했으며,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이었다는 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찰 방문 자체만으로 곧바로 선거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당시 법당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장소였는지, 지지를 호소하거나 명함을 배부하는 등 구체적인 선거운동을 했는지, SNS 게시물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등이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구청장은 박강수 전 마포구청장과 민선 8·9기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맞붙어 1승 1패를 기록한 지역 내 대표적인 정치적 경쟁자다. 두 사람 사이의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이번 경찰 수사 결과에도 지역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당선 유지 여부와 직결된다. 당선인이 해당 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 또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김동욱 구청장은 검찰의 기소 여부를, 유동균 구청장은 경찰의 송치 여부를 각각 지켜봐야 하는 처지다.
이제 막 민선 9기 구정을 시작한 두 구청장으로서는 수사기관의 판단 하나하나에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두 사건 모두 아직 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지지 않은 수사 단계인 만큼 혐의가 사실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의 처분과 법원의 최종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
한편 이들외에도 몇 서울시 구청장들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수사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eouldream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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