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자산 부풀려 50% 미만 둔갑’ 방치…특정 법인 증여세 45억 누락”
“법령 근거 없이 상속세 6.9억 과다 부과…총 30건 행정 조치 요구”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인천지방국세청이 부당 감면을 방치해 수백억원대의 세금을 덜 걷거나, 반대로 법적 근거 없이 세금을 과다 징수하는 등 총 521억원 규모의 국세 행정 부실을 저지른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25일 공개한 ‘인천지방국세청 정기감사’ 주요 결과 보고서를 통해 세무조사와 세원관리, 경정청구 처리 등에서 위법·부당 사항 총 30건을 적발하고 주의 11건, 통보 19건의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를 통해 500억원 상당의 세금이 추가 추징되고, 21억원은 환급될 예정이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청은 비상장법인 과점주주의 양도소득세 누진세율 회피 의혹을 인지하고도 장기간 방치해 249억 원 상당의 국세를 부족 징수했다.
현행법상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이 50% 이상인 부동산 과다 보유 법인의 과점주주가 지분 50% 이상을 넘길 경우 최대 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레미콘 제조사인 A·B사의 과점주주 7인은 2023년 지분 100%를 매각하면서 직전년도 부동산 보유 비율이 각각 56.8%, 67.1%였음에도 매각 시점에 49.7%, 49.1%로 낮춰 단일세율(25%)로 신고했다.
인천청은 2024년 8월 해명자료를 요구한 뒤 관련 근거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았음에도 2025년 11월까지 추가 조사나 세무조사 없이 사건을 방치했다. 감사원 확인 결과 과점주주들은 외상매출금을 과다 계상해 자산총액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율을 조작해 249억원의 양도세를 덜 낸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적정 가액을 조사해 249억원을 추징하고, 조세 포탈 행위가 확인될 경우 조세범칙 처분을 내리라고 통보했다.
특수관계인 간 부당 거래에 대한 과세 누락도 대거 확인됐다. 인천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지배주주 특수관계법인과의 고가 매입 등 부당거래를 적발하고도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증여의제 규정 검토를 소홀히 해 17개 특정 법인 지배주주 25명에 대한 증여세 45억원의 부과를 빠뜨렸다.
관하 부평세무서의 경우 동일·유사 사례에 대한 기재부 예규와 조세심판원 결정례가 존재함에도 세무 대리인의 주장만 믿고 기술 혁신형 주식취득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D사에 법인세 10.7억원을 부당 환급했다가 이번 감사로 시정됐다.
무리하거나 부실한 과세권 행사로 납세자의 권익을 침해한 사례도 드러났다. 인천청은 K사의 비상장주식 상속세 부과 과정에서 관련 규정과 달리 법적 근거가 없는 감정평가액을 임의 적용해 부동산 보유 비율을 과다 산정(77.3%→84.4%)함으로써 상속세 6.9억원을 부당하게 더 걷었다. 아울러 L사가 신청한 재활용 폐자원 전용 계좌 세액공제 검토를 부실하게 처리해 법인세 14.3억원을 덜 돌려줬다.
이 밖에도 파주세무서 등 관하 6개 세무서는 가공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은 자료상 혐의 업체들에 대해 공소시효(7년)가 만료된 이후에야 뒤늦게 세무조사에 착수하거나 범칙조사 선정 기준을 잘못 적용해 13.5억원 상당의 통고처분 기회를 날린 것으로 확인됐다.
sunpi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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