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체’ 국내 첫 공개…한국시장 도전장
삼성디스플레이 OLED 4종 공동개발
SK온 122㎾h 배터리 파우치 셀 협력
출시 2달만에 500대 판매목표 돌파
페라리의 첫 순수 전기차 ‘루체’가 한국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페라리코리아는 25일 서울 강남구 페라리 청담 전시장에서 브랜드 첫 순수 전기 스포츠카 ‘페라리 루체’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5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뒤 약 3개월 만이다.
루체는 각 바퀴에 하나씩 총 4개의 독립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합산 최고출력은 1050cv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5초, 시속 200㎞까지는 6.8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310㎞다. 122㎾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대 530㎞를 달릴 수 있다. 최대 350㎾ 급속충전도 지원한다.
페라리 역사상 처음으로 4도어 5인승 구조를 채택한 것도 특징이다. 길이 5026㎜, 너비 1999㎜, 높이 1544㎜의 차체에 597ℓ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스포츠카의 성능과 일상 활용성을 한 모델에 담겠다는 구상이다.
이상욱 페라리코리아 세일즈 디렉터는 이날 행사에서 “단지 수치만으로는 페라리의 감성을 제대로 측정할 수가 없다”며 “페라리는 그 숫자를 넘어 드라이빙이 주는 전율로 정의되는 차”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있던 플랫폼을 가져와 전기차로 단순히 개조한 것이 아니라 모든 요소를 기초부터 새롭게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 OLED 4개 탑재…계기판도 새로 개발
국내 공개 행사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이 비중 있게 소개됐다. 루체에는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 제어 패널, 뒷좌석 제어 패널 등에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OLED 패널 4개가 들어간다. 크기는 12.9인치와 12인치, 10.1인치, 6.3인치다.
특히 운전석 계기판은 두 개의 OLED 패널을 겹친 다층 구조로 설계됐다. 상단 디스플레이에 3개의 대형 컷아웃을 내고 그 뒤에 또 다른 화면을 배치해 디지털 화면과 아날로그 계기판이 겹쳐 보이는 입체적인 구조를 구현했다.
개발 과정도 쉽지 않았다. 임지수 삼성디스플레이 그룹장은 “페라리가 저희에게 요청한 것은 지름이 100㎜에 달하는 큰 구멍을 3개 뚫는 것이었다”며 “스마트폰 카메라 홀보다 20배 이상 큰 크기”라고 설명했다.
OLED 패널에 큰 구멍을 내면 절단면 주변의 유기물이 공기와 습기에 노출될 수 있고, 화면 신호가 구멍을 피해 이동하면서 화질이 고르지 못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약 4년간의 개발을 거쳐 이를 해결하고 지난해부터 해당 패널 양산에 들어갔다.
임 그룹장은 “이런 디자인은 사실 세계 최초”라며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브레이크스루’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큰 기술 혁신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체의 실내는 물리 버튼과 디지털 화면을 함께 쓰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100%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만든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기계식 버튼·다이얼·토글을 적용하고, 디지털 화면은 필요한 정보 전달에 집중시켰다. 페라리는 애플의 전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조니 아이브와 산업디자이너 마크 뉴슨이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집단 ‘러브프롬’과 외관부터 실내, 사용자 인터페이스까지 공동 설계했다.
전기차지만 ‘가짜 엔진음’은 없다
전기차의 주행 감성을 살리는 방식도 차별화했다. 루체는 가상의 엔진음을 합성하는 대신 전기모터와 기어 등 실제 구동계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리어 액슬 하우징의 가속도계로 포착한다. 이를 전자기타가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받아 소리를 키우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필터링·증폭해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페라리는 “사운드는 인위적이지 않고 본질적이며 기능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페라리는 모터 출력도 한꺼번에 쏟아내지 않도록 했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의 패들을 조작해 출력과 회생제동 수준을 단계별로 바꿀 수 있는 ‘토크 시프트 인게이지먼트’를 적용했다. 전기차의 즉각적인 토크를 운전자가 직접 조절하도록 해 내연기관 스포츠카의 변속과는 다른 방식의 조작감을 만들었다.
디자인 논란 뚫고 흥행…‘K-기술’곳곳 탑재
‘루체’는 이탈리아어로 ‘빛’을 뜻한다. 페라리는 이 이름에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방향을 비춘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단순히 전기차로 바꾸는 대신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성능과 공간, 디자인까지 새롭게 정의하겠다는 의도다. 실제 루체 개발 과정에서 60개 이상의 신규 특허가 출원됐다.
루체에는 또 다른 한국 기업의 기술도 들어갔다. 122㎾h 배터리를 구성하는 159Ah 파우치형 셀은 SK온과 공동 설계했다. 하이니켈 니켈·망간·코발트(NCM) 양극재를 적용해 셀 기준 305Wh/㎏의 에너지밀도를 확보했다.
한편, 페라리는 올해 루체 판매 목표로 잡았던 500대 안팎을 지난달 초 이미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 후 불과 두 달 만으로, 특히 중국에서 수요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는 2030년까지 루체 누적 판매량 2500대, 연평균 약 6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kwater@heraldcorp.com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