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20대 대선·8회 지선·당대표 경선 앞두고 국민의힘 가입 강요 혐의

‘신천지-정치권 연결고리’ 지목 이희자 한국근우회장 사건은 경찰에 이첩

통일교, 국회의원 등 정치인에게 불법 정치자금 후원 혐의

통일교 ‘고가 시계 수수’ 의혹 전재수 부산시장 사건 불송치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6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6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본부장 김태훈 대전고검장)가 31일 8개월간 수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합수본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통일교 한학자 총재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종교단체가 특정 정당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한 정교유착 범죄 실체를 확인하고, 단체 자금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기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원 가입 강요…민주당도 올해 지선 앞두고 고양시장 경선 개입”

합수본은 지난 6월 29일과 지난달 13일 각 정당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로 이 총회장을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6월에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입당 강요 혐의로 구속 기소했으며, 지난달에는 8회 지방선거, 당대표 경선, 22대 총선 등을 앞둔 국민의힘 입당 강요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합수본은 8회 지선과 당대표 경선, 22대 총선 등을 앞두고 국민의힘 입당을 강요한 혐의와 관련해 전 신천지 총회 고동안 총무를, 22대 총선과 관련해 전 요한 지파 총무 A씨를, 당대표 경선과 22대 총선과 관련해 전 시몬 지파 총무 B씨도 구속 기소했다. 그 밖에 신도 4명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적용 혐의는 각 정당법 위반과 업무방해다.

합수본은 지난 1~6월 신천지 총회 본부와 이 총회장 등 주요 간부 주거지, 국민의힘 당사 등 56개소 압수수색, 관련자 약 200명 조사를 벌였다. 합수본은 2021년 6월~2024년 4월 수만명 신천지 신도들이 특정 시기에 당원으로 가입하고, 일부 신도는 자유 의사에 반해 정당에 가입했다고 봤다.

합수본 관계자는 “총회장과 교단을 둘러싼 각종 현안을 해결하고자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절대적 지위와 위계 질서·수직적 문화를 이용해 각 지파에 가입 목표 인원을 하달하는 등 조직적으로 특정 정당 가입을 강요했다”라고 밝혔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신도들을 가입시키려는 정황도 확인했다. 합수본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장 출마예정 지지자 C씨가 지난 6월 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천지 한 지파 교회 신학부장 D씨에게 민주당 경선에 출마할 특정인물을 지지해달라며 신도를 당원으로 가입시킬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두 인물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D씨가 C씨 요청에 따라 지난해 8~9월 신도들에게 민주당 가입을 권유해 총 30여명을 가입하게 하는 등 공직선거법상 허용된 경선 운동방법 외 방법으로 경선 운동을 했다는 것이 합수본의 시각이다.

합수본은 해당 지파가 물류창고를 매입한 뒤 교회 예배당으로 쓰고자 했으나, 시에서 용도변경 허가를 내주지 않자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가입한 것으로 봤다. 다만 합수본은 민주당과 관련해 이 총회장이나 총회 차원에서 가입을 강요했다는 정황이 없었다고 했다.

합수본은 신천지와 정치권 연결고리로 지목돼 온 이희자 한국근우회장 사건은 경찰에 이첩하기로 했다.

“이만희 등 신천지 고위 간부, 조세포탈…총 75억7000만원 상당”

합수본은 신천지 조세포탈 혐의도 포착해 이 총회장과 전 신천지 사업부장, 신천지도 재판에 넘겼다. 합수본에 따르면 이 총회장 등은 2016~2020년 전국 70개 신천지 지교회 매점을 신도 명의로 위장 운영해 수익산업을 은폐하고, 매점 장부를 이중 관리해 현금 매출액을 은닉하는 등 방법으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총 75억7000만원 상당을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건은 당초 2021년 10월 수원지검에서 일부 혐의없음 등 불기소 처분했다. 납세의무자는 신천지 총회가 아닌 개별 지교회이므로 총회장, 신천지 등 납세 의무를 전제로 하는 조세포탈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1월 신천지가 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등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확정했다.

합수본은 지난 2월 수원지검으로부터 불기소 처분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다시 수사에 나섰고 신천지 총회 본부와 12지파 교회, 국세청 등 압수수색과 관련자 16명 조사를 벌여 이 총회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합수본은 전국 지교회 매점을 신도 명의로 위장 운영해 수익사업을 은폐하고, 매점 장부를 이중으로 관리해 현금 매출 금액을 은닉하는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합수본 관계자는 “행정소송 판결을 토대로 원점 재검토해 사실관계를 보완하며 조직적 탈세를 규명했다”라고 했다.

합수본은 고 전 총무의 자금 횡령 사건도 포착해 재판에 넘겼다. 합수본에 따르면 고 전 총무는 2022년 4월~2023년 12월 법무비용 등에 충당한다는 명목으로 특정 지파 등 신천지 교회 재정에서 ‘전도비’라는 허위 명목으로 인출한 현금 19억600만원을 임의 소비한 혐의를 받는다.

고 전 총무는 2023년 12월 신천지 소유 부지를 매도한 뒤 재건축·재매수하기로 하면서 총회장 승인 등 절차가 없었는데도 12지파장에게 이를 속이고 공사비 지원 명목으로 교회자금 41억원을 교부받은 혐의도 있다. 전 신천지 신도 E씨와 공모해 2020년 9~2024년 2월 E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 자금으로 신천지 총회 사무실 비용 1억원을 임의 지급한 혐의도 있다.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달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달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통일교, 2019~2025년 국회의원 등 132명 정치인에게 1억8900만원 불법 기부”

통일교와 관련해서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을 통일교 산하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송광석 전 회장과 공모해 자금 2370만원을 국회의원 등 47명에게 기부한 혐의로 기소했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산하 천주평화연합(UPF) 전 회장과 공모해 통일교 자금 1억20만원을 국회의원 등 92명에게 기부한 혐의도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지난해 12월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후원 사건 수사에 나섰고 같은 달 한 총재 등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 검찰은 송 전 회장 등은 기소하고 나머지는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이후 합수본은 관계인 압수수색 등을 통해 윤 전 본부장 등을 기소하고 6명에 대해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합수본은 통일교가 우호적인 정치인을 확보해 정교일치 이념인 ‘통일교가 중심이 되는 국가’라는 목표 실현을 위해 전국 통일교 조직을 이용해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대상으로 종교단체 자금을 불법 기부했다고 판단했다.

합수본에 따르면 통일교는 2019년 3월께부터 지난해 1월께까지 국회의원 등 132명 정치인에게 단체 자금으로 총 219회에 걸쳐 총 1억8900만원 상당 정치자금을 불법 기부했다.

“한학자 총재, 교회 자금 현금화해 개인 은닉·사용”…통일교 “공적 용도 집행”

합수본은 한 총재에 대해선 정원주 총재 비서실장과 윤 전 본부장, 전 통일교 중앙행정실장 등이 공모해 자금 약 60억원을 허위 회계처리 등으로 현금 인출한 뒤 예물비 명목으로 빼돌려 한 총재 개인 금고에 은닉해 횡령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합수본은 한 총재 등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합수본은 통일교 정관 등에 따르면 총재를 비롯한 특정인에게 거액 현금을 지급할 근거가 없고, 교회 자금을 현금화해 한 총재 개인 금고에 은닉·사용하는 점에 내부 절차를 거치거나 교인 의사를 확인한 사실도 없다고 판단했다. 거액 금고에 보관하며 최소한 지출 장부도 없이 직원 1명이 은밀하게 설치된 금고를 관리했다고 봤다.

합수본은 거액 현금 260억원 상당을 전액 압수해 추징보전 등 절차를 진행했다. 통일교 측은 이날 “수사기관의 횡령 혐의 기소는 무리한 법 적용”이라며 “내실 자금은 신도와 교단 내 각 기관에서 헌신 표현으로 자발적으로 한 총재에게 봉헌한 신앙적 예물로, 한 총재는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지 않았으며 봉헌 주체 뜻에 따라 선교 활동 등을 위해 공적 용도로 집행됐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합수본은 2018년께 통일교 측에게 고가 시계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재수 부산시장(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선 일부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지난 4월 불송치 결정을 했다. 금품 수수 의혹을 받았던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도 혐의없음 처분받았다.

합수본 관계자는 “신천지의 조직적 입당 강요 사건은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과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로서 수사 결과 종교단체가 교단의 대규모 조직력을 이용하여 특정 정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한 ‘정교유착’ 범죄의 실체가 확인됐고, 이는 최초 사례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통일교에서도 창시자 및 총재의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관련 행사에 다수의 정치인들을 섭외하고, 우호적인 정치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9~2025년 정치인 총 132명에게 1억8900만원 상당 단체 자금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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